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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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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재로서는 롯데와 SK의 2파전에 두산이 다크호스로 가세한 형국이다. 16일까지 롯데는 62승51패 6무로 2위를 지키고 있고, SK가 61승53패 3무로 1.5경기차 뒤진 3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은 61승55패 2무로 4위다. 롯데에는 2.5경기, SK에는 1경기 뒤져있다.
롯데와 SK는 서로 4경기를 남겨뒀다. 18~19일에 부산에서 2차례 대결을 펼친 뒤에 24~25일 인천에서 다시 2번 더 싸운다. 반면 두산과는 잔여경기가 없다. 서로 맞붙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롯데와 두산 사이에 놓인 2.5경기차는 한층 더 크게 느껴진다.
한편 SK와 두산은 2경기를 더 해야 한다. 9월 22일과 23일에 잠실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이 2연전을 통해 극적인 순위 반전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 막판 2연전은 대부분 1승씩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 승차 밸런스가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2위 전쟁의 윤곽은 서로간의 맞대결이 모두 종료되는 25일 이후에나 확실히 갈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이 기간에 걸린 롯데의 7연전(18~24일)과 SK의 8연전(22~29일)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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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전쟁에 뛰어든 세 팀의 우열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순위대로 롯데가 가장 유리하고, SK와 두산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고 볼 수 도 있고, 최근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SK가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반면 다크호스 두산의 저력을 얕보면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팬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그러나 어떤 팀이 2위 전쟁의 승자가 되든 웃는 주체는 따로 있다.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다. 시즌 막판 새로운 대결구도와 경쟁의 역학관계가 관중 흥행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KBO는 '7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내걸었다. 순조롭게 이어지는 듯 했던 관중 흥행의 흐름은 그러나 시즌 막판들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연이은 태풍으로 인한 기상악화와 불규칙한 경기 편성, 그리고 KIA가 무너지면서 의외로 빨리 김이 새어버린 4강 순위싸움이 악재로 다가왔다. 개인 타이틀 경쟁 역시 이전에 비해 뜨거운 맛이 덜했다.
그러나 '2위 전쟁'이라는 새로운 흥행 키워드가 발생하면서 관중들이 야구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두산이나 롯데는 서울과 잠실이라는 빅마켓 연고지를 소유한 팀이고, SK도 최근 인천연고 사상 처음으로 100만 홈관중을 돌파하며 새로운 관중동원의 메카로 떠올랐다. 이들 세 팀의 싸움은 관중 동원의 호재다. 16일 현재, 누적관중수는 654만9767명이다. 700만 관중까지는 45만233명이 남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