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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만의 승리 주키치, "그동안 스트레스 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15 20:14


LG 주키치가 15일 잠실 두산저에서 50일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올시즌 규정투구이닝을 넘긴 선발투수 가운데 무승 기간이 가장 길었던 투수는 LG 외국인 선수 리즈다.

리즈는 지난 5월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첫 승을 따낸 이후 7월18일 잠실 SK전서 2승을 따내기까지 무려 58일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무승 기간이 길었던 투수는 두산 김선우와 한화 류현진으로 똑같이 55일 동안 무승의 불운에 시달렸다. 김선우는 5월23일부터 7월16일까지 승리가 없었고, 류현진은 5월14일부터 7월7일까지 승리없이 속만 태워야 했다.

이 세 선수를 제외하고 50일 이상 무승에 그쳤던 붙박이 선발은 없었다. 그런데 또 한 명의 불운한 투수가 무승 50일을 앞두고 극적으로 승리를 따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LG 에이스 주키치다.

주키치는 지난 7월27일 인천 SK전에서 시즌 10승을 올린 뒤 9월14일까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 사이 49일 동안 7경기에 등판했지만, 3패만을 당했다. 7경기 가운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한 번 밖에 하지 못한 자신의 부진 탓도 있었지만, 타선 지원도 그다지 많이 받지 못했고 불펜진도 난조를 보여 승리와의 인연을 좀처럼 맺지 못했다.

주키치가 마침내 불운을 떨치고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주키치는 1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는 뛰어난 위기능력을 발휘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두산 에이스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둬 기쁨이 두 배였다.

투구수 9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3개, 볼넷은 1개로 그동안 불안감을 안겼던 제구력이 안정을 보였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연속안타를 맞지 않았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인 것이 호투의 비결이 됐다. 두산 타자들은 주키치를 상대로 단 한 명도 3루를 밟지 못했다.

주키치는 주무기인 커터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며 두산 타선의 배팅타이밍을 빼앗았다. 98개의 투구수 가운데 두 구종이 60개로 61.2%를 차지했다. 또 간간히 던진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도 땅볼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주키치는 "오랫동안 승리하지 못해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팀에 너무 미안했다"며 "니퍼트와는 경기장 밖에서 무척 친한 친구다. 친구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좋은 투수인 니퍼트를 상대로 이기는데 보탬이 돼 무척 기쁘다. 포수 윤요섭의 리드가 좋았고, 구원투수들이 완벽한 피칭을 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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