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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 '고대 제자' 황정립에 당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9-15 16:33 | 최종수정 2012-09-15 16:33


14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KIA와 롯데의 더블헤더 경기가 열렸다. 2차전 12회 투아웃에서 롯데 강영식에게 솔로포를 뽑으며 8대8 동점을 만든 황정립(가운데) 밝은 표정으로 홈베이스를 밟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9.14

"펀치력이 있어 조심하라고 말을 했는데…."

롯데 양승호 감독에게는 잊을 수 없는 2012년 9월14일이었다. 롯데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치른 더블헤더. 여기에 2차전 승리를 눈앞에 두고 12회 KIA의 한 무명선수에게 통한의 동점홈런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2위 싸움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거둔 무승부는 양 감독을 답답하게 했다.

이날 광주의 영웅이 된 선수는 올시즌 대졸신인 선수인 황정립. 황정립은 팀이 7-8로 뒤지던 12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서 강영식을 상대로 짜릿한 장외 동점포를 터뜨렸다. 이날 타석이 프로 데뷔 후 첫 1군 타석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홈런이 아닐 수 없었다.

홈런을 친 황정립은 하필 양 감독이 아끼는 제자였다. 올해 초 고려대를 졸업하고 KIA에 입단했다. 양 감독이 지난해 고려대 감독직에 있다 롯데 유니폼을 입었으니 그야말로 자신이 키운 제자에 당한 격이 됐다.

1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양 감독은 "정립이가 지난해 고려대 4번타자였다"면서 "펀치력이 있고 스윙 스피드가 빠른 선수다. 그래서 걱정은 했다. 실제로 "한방이 있으니 너무 쉽게 가면 안된다"라는 지시를 내렸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걱정을 하기에는 강영식의 이날 구위가 너무 좋았다. 12회 첫 두 타자를 상대할 때의 공은 올시즌 최고였다. 양 감독도 "강영식의 공을 봤을 때 설마 그런 극적인 홈런포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허탈하게 웃고 말았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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