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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과연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9-14 12:16


1일 오후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2대3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진 9회말 KIA 이용규 등 선수들이 시합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9.01.

지난 12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9회 역전패를 당한 이후, KIA의 팀 분위기는 극도로 무거워졌다. 사실상 이날 패배로 인해 4강의 희망도 거의 사라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13일까지 20경기를 남겨둔 KIA가 4위 두산과의 5.5경기 차를 극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무조건 남은 경기에서 7할 이상의 승률을 거둬야 하는데, 현재 전력으로는 벅찬 현실이다. 결국 조심스럽게 내년 시즌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 4강 진출 여부에 관계없이 전통의 명문팀으로서 지켜내야 할 가치도 분명히 있다. 선수 개인의 기념비적인 성적이다. 팀이 4강에 오르지 못하는 마당에 개인 성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 상징성을 띈 개인의 기록은 팀의 명예가 되기도 한다. 타자에게는 3할 타율, 그리고 선발투수에게는 10승과 같은 것이다.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예를 들어 시즌이 끝난 뒤에 팀내에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다거나 10승 선발이 나오지 못했다고 하면, 해당 팀의 자존심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KIA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3할타자'-'토종 10승투수'의 달성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1사 KIA 안치홍이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안치홍은 4회 현재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8.02/
3할 타자 후보군들, 페이스 유지가 관건

13일 기준으로 KIA에서 정규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 타율 3할을 기록 중인 선수는 김원섭이 유일하다. 108경기에 출전해 353타수 106안타로 딱 3할을 채웠다. 이어 안치홍(타율 0.288)과 이용규(타율 0.285)가 그 뒤를 따른다.

이들 세 선수가 모두 3할 달성 가능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명이 모두 시즌 종료 시점에 3할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 상태로서는 세 선수에게 '3할타자'의 기대를 걸 만 하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두 3할을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관건은 결국 '일관성의 유지'다. 시즌 막판 체력과 페이스가 크게 저하된데다 4강의 희망도 사라져가는 판이라 의욕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으면 안된다.


수치상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안타수를 따져볼 수도 있다. 주전들이기 때문에 남은 20경기에서 평균 4타수씩 총 80타수를 소화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김원섭은 총 433타수, 안치홍은 496타수, 이용규는 515타수 정도를 치르게 된다. 이 타수를 기준으로 타율 3할을 찍기 위해서는 김원섭이 130안타, 안치홍이 149안타, 이용규가 155안타 이상씩을 기록해야 한다.

결국 현재 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남은 20경기에서 김원섭은 24안타, 안치홍은 29안타, 이용규는 31안타를 더 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숫자는 실제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오차가 있겠지만, 대략적으로 이들 세 타자가 남은 20경기에서 지금 이상으로 꾸준히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급 에이스 윤석민과 김광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7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2012 프로야구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윤석민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윤석민은 지난 1일 한화 전에 등판해 2회 3타자 연속삼진을 잡는 등 탈삼진 9개를 기록하는 빼어난 구위를 뽐냈다.
정규시즌에서 둘의 맞대결은 지난 2007년 5월 13일 광주 경기로 딱 한번 있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김광현은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고, 선발 전환 첫해였던 윤석민은 데뷔 첫 완투패를 기록했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07/
윤석민-서재응-김진우, 토종 10승 자존심을 지켜라

선발투수 중에서는 윤석민과 서재응 그리고 김진우가 10승 문턱에 서 있다. '에이스' 윤석민은 지난 7일 광주 SK전에서 6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챙겼다. 3실점은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시즌 후반들어 다시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데다가 지난해 다승왕으로서 본인 스스로 '적어도 10승은 해야 한다'는 각오가 크다. 최근 윤석민의 등판 때 타선 지원도 꽤 뜨거워 2승 추가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재응은 무척이나 불운한 편이다. 호투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에서도 7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9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팀 마무리 최향남이 역전패를 허용하는 바람에 김이 샜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서재응은 갈수록 제구력이 안정되고, 포크볼 등 신무기도 잘 통하고 있다는 강점은 분명하다. 4경기에서 3승 추가가 쉽지 않은 목표지만, 충분히 도전할 만 하다.

여기에 김진우 역시 10승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긴 방황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돌아온 시즌이라 스스로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크다. 김진우가 만약 3승을 더 추가해 10승을 찍는다면 2006년 이후 6년만에 다시 '10승투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방황의 시간이 완전히 종료됐음을 알리는 마침표라고 할 수 있다. 묵직한 직구와 특유의 커브에 새롭게 싱커까지 장착한 터라 김진우 역시 10승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각자 최대 4차례씩 등판이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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