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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0승, 투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6일 열린 프로야구에서는 세 명의 선발투수가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두산 노경은, KIA 서재응, 한화 류현진이 각각 올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0승 고지를 향해 전진했다. 전지훈련때 에이스급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의 시즌 목표를 물으면 대부분 "두자릿수 승수"라고 답한다. 10승은 선발투수들의 궁극의 목표이며, 선발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시즌 10승 달성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8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지난 9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 평균 10승 투수 숫자는 15.8명이었다. 즉 매년 팀당 2명 정도가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는 것인데 원투펀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10승은 또 연봉고과에서 중요한 평가항목이며, 외국인 투수들에게는 보너스를 가져다 주는 당근이기도 하다. 정규시즌을 4주 정도 남겨 놓은 가운데 7~9승을 올린 선발들의 10승을 향한 갈망은 상상 이상이다. 속이 타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이날 승리는 세 투수에게 무척 의미가 컸다.
류현진에게 10승은 역사적인 기록과 관련이 있다. 이날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7승째를 따낸 류현진은 10여명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호투를 펼쳤다는 점이 의미가 깊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류현진에게는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7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라는 목표가 놓여 있다. 앞으로 3승을 추가하면 이강철(89~98년), 정민철(92~99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7년 이상 연속 10승을 올린 투수가 된다. 올해 유난히 승운이 없는 류현진으로서는 지난달 31일 KIA전에 이어 2경기 연속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기세를 이어간다면 남은 4~5차례의 선발등판에서 3승 정도는 충분히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도 이날 경기후 "이제 해냈다. (평균자책점)이 다시는 안 올라게 할 것이다. 남은 3승 빨리 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 세 명의 투수 말고도 9승에 머물러 있는 두산 이용찬과 넥센 밴헤켄을 비롯해 10여명의 투수들이 시즌 막판 10승을 목표로 뛰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