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없다' 롯데, 삼성 추격 위한 마지막 도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9-06 09:25 | 최종수정 2012-09-06 09:25



1. 앞으로 다가오는 8경기 중 최소 5승 이상을 거둔다. 2. 단, 이 8경기에서는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3. 같은 기간 6경기를 펼치는 1위 삼성이 치고 나가지 못해 롯데와의 승차가 줄어든다. 4. 그렇게 벌어지는 맞대결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 승리를 거둔다.

무슨 시나리오일까. 2012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각 팀들의 순위 싸움 결과도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선두 삼성이 2위 롯데와의 승차를 5경기(5일 기준)로 벌리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롯데가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롯데도 충분히 선두를 탈환할 수 있다. 물론 힘든 싸움이다. 위의 시나리오 중 어느 하나라도 이뤄지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수건을 던질 준비를 해야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두 삼성 추격에 대해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직 포기할 단계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8경기에서 롯데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는 6일부터 대전과 부산을 오가며 한화와 4연전을 치른다. 하루 휴식 후 부산에서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을 치른 후 광주로 넘어가 KIA와 3연전을 펼친다. 양 감독은 이 8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싸움에 도전장을 던질지, 안전하게 정규시즌 2위를 목표로 남은 시즌을 치를지 마음의 결정을 내릴 심산이다.

상황이 그렇다. 롯데는 이 8경기를 치른 후 대구에서 삼성과 2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직접 승차를 줄일 수 있는 찬스. 만약 삼성과의 2경기를 앞두고 승차가 많으면 3경기, 그리고 적으면 2경기까지 좁혀지면 양 감독은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 2경기에서 모든 전력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2경기 모두 잡아내면 최상이다. 1승1패를 한다고 해도 최악은 아니다. 삼성과의 맞대결이 추후 3경기 더 남아있기 때문. 하지만 2패를 하게 되면 그대로 2위 굳히기에 돌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롯데가 8경기에서 최소 5승 이상을 거두고 삼성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단, 전망은 밝다. 특히, 한화와 KIA전이 자신있기 때문. 올시즌 한화를 상대로는 8승1무6패, KIA를 상대로는 9승4패로 상대전적이 앞서있다. 상대전적에서 뒤지는 껄끄러운 두산과는 홀가분하게 홈에서 시즌 최종전을 치르면 된다. 양 감독은 6일 경기 한화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에 대해 "류현진이 최고 투수이지만 유독 우리 타자들이 류현진 볼을 잘 쳐주고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 경기들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조금이라도 과부하를 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승부를 보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 때문에 목표로 했던 승수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절대 다가오는 8경기에서는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불펜도 지금껏 해왔던데로 등판-휴식 일정을 철저하게 지켜줄 셈이다.

또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서 다 되는 일은 아니다. 만약, 삼성이 같은 기간 신바람을 내 현재의 승차를 유지하거나 더 벌려나간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양 감독은 최소 3경기 정도까지 좁히지 못한다면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두산이 지난 8월 중순 선두 자리를 노리기 위해 삼성과의 3연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가 3연패를 당하며 하락세를 탄 사실을 양 감독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 국내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특성상, 정규시즌 1위와 2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때문에 롯데도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포기할 수 없다. 과연, 다음 주말 대구에서 '미리보는 미니 한국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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