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엔 뛸 생각이 없었다."
삼성이 5일 대구 LG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7회말 2사 3루서 나온 상대 선발 리즈의 보크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비록 보크였지만, 강명구의 홈스틸 시도가 결승점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사 3루 상황 김상수 타석. 강명구는 LG 선발 리즈가 2구째 투구를 준비중일 때 기습적으로 홈으로 뛰었다. 홈스틸이었다. 오른발을 뒤로 뺀 뒤 공을 쥔 오른손을 글러브에 넣고 투구동작에 들어간 리즈는 강명구의 홈스틸에 당황했는지 공을 글러브에 두고 오른손을 빼버렸다. 보크였다. 강명구는 홈스틸은 인정받지 못했지만, 상대를 흔들며 천금 같은 결승점을 올렸다.
경기 후 강명구는 홈스틸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뛸 생각이 없었다. 타자에게 유리하도록 투수를 흔든다는 생각으로 가는 척만 했는데 투수가 움직임이 없어서 홈을 노리고 뛰었다"며 웃었다. 보크 판정은 홈으로 들어온 뒤에 알았다고.
강명구는 홈스틸로 인정받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곧이어 "팀이 이겨서 아쉽지 않다. 팀에 많은 보탬이 못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번 경기를 계기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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