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오승환이 빠져도 삼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데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9-04 08:27 | 최종수정 2012-09-04 08:27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를 앞둔 2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김시진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29/

"오승환이 없더라도 삼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삼성 레전드 출신 김시진 넥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85년(25승)과 1987년(23승) 두 차례 한 시즌 20승 이상을 올린 한국 대표 선발 투수였다.

최근 오승환의 해외 진출 얘기가 화제가 됐다. 오릭스 관계자가 오승환을 영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에게 전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또 오승환은 한살이라도 젊을 때 더 큰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되자 그는 페넌트레이스와 무엇보다 중요한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해외진출설에 부담을 느꼈다. 지금은 그런 논의를 할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오승환의 바람대로 해외진출 루머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의 진로는 포스트시즌 종료와 함께 다시 불거질 것이다. 2005년 대졸 신인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현 소속팀 동의하에 해외진출을 할 수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삼성이 오승환을 놔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그리고 아시아시리즈까지 우승했던 삼성은 올해에도 "예스, 원 모어 타임(YES, one more time)"을 외치고 있다. 그들에게 내년 목표 역시 우승이 될 것이다.

삼성에 오승환은 우승을 위한 꼭 필요한 요소로 통한다. 그는 올해까지 8시즌 동안 242세이브(24승12패11홀드)를 기록했다. 한해 평균 30세이브 이상씩을 꾸준히 올려준 셈이다.

마무리는 특수 보직이기 때문에 팀이 이겨야 기록으로 인정되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승수로 따졌을 때 오승환은 팀 순위나 우승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10승 이상의 팀 공헌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한국시리즈 같은 경기에선 그의 역할이 더욱 빛날 수 있다.

오승환이 자유롭게 해외든 국내 다른 팀으로 떠날 수 있는 건 2014시즌이 끝난 뒤다. 그때 삼성과 이별할 경우 삼성의 전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삼성이 오승환을 쉽게 보내지 않을 뿐더러 오승환이 없더라도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 감독은 삼성의 현재 투수력은 선발, 불펜, 마무리 어느 하나 빈틈이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평가했다. 오승환이 2~3년 안에 해외진출로 전력에서 이탈하더라도 다른 대체 선수가 나올 것으로 봤다. 김 감독은 현재 삼성 불펜의 필승조 핵인 안지만(29)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안지만은 이번 시즌 46경기에 등판, 20홀드(1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SK 박희수(23홀드)에 이어 홀드 부문 2위다. 이번 시즌 오승환에 앞서 주로 등판하고 있다. 안지만 역시 오승환의 '돌직구'에는 떨어지지만 구속 150㎞에 육박하는 빠르고 묵직한 직구를 주무기로 한다.

안지만 말고도 삼성 불펜에는 '포스트 오승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불펜에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권오준 권 혁 심창민(현재 2군) 등도 상황에 따라 마무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의 향후 활용과 쓰임새를 두고 주판알을 튕길 것이다. 이미 국내 최고 마무리로 등극한 오승환 역시 최선의 선택을 두고 고민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29일 오후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등판한 삼성 오승환이 넥센 조중근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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