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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의 살아나고 있는 QS 본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17 08:55


1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서 롯데 송승준이 SK 정상호의 타구를 유격수 정훈이 호수비로 잡아 아웃시키자 환호하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8.16.

아쉽게 승수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팀도 연장 접전 끝 역전패 하고 말았다. 하지만 송승준의 호투는 롯데를 웃게할 만 했다. 앞으로 송승준이 제 역할을 해야하는 더 중요한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송승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본능이 점점 깨어나고 있다. 송승준은 16일 부산 SK전에 선발로 등판, 1회 3실점(2자책점) 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6회까지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5일 부산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하며 7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기세를 몰아 11일 광주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비록 SK전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또다시 호투를 했다. 올시즌 부진한 모습을 이어오던 송승준이 든든한 선발투수로서의 모습을 이제서야 드러내고 있다.

송승준의 올시즌 성적은 6승9패. 지난 2008년부터 12-13-14-13승을 거둔 투수의 성적으로는 아쉬운 면이 많다. 특히 송승준의 가치는 꾸준함에서 드러났다. 13승을 올린 송승준의 지난해 평균자책점은 4.18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퀄리티스타트 횟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지난해 투수 3관왕을 차지한 KIA 윤석민과 함께 투수 중 가장 많은 1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만큼 팀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는 뜻이다.

승준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 롯데에는 호재다. 올시즌 롯데는 선발진이 붕괴 직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5명의 선발 중 유먼, 이용훈을 제외한 송승준, 사도스키, 고원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안정감 있는 선발투수 1명이 추가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남은 시즌 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단기전에서는 선발 요원은 3명이면 충분하다. 유먼-송승준-이용훈의 3선발 체제면 어느 구단에 밀리지 않는다. 특히, 이 세 사람 중 포스트시즌 경험은 송승준이 압도적이다. 큰 무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직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송승준 본인도 마음의 안정을 조금은 찾은 듯 보였다. SK전을 마친 송승준은 "1회 3점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나 때문에 경기에 진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간데 대해서는 "올시즌 계속 부진했지만 딱 1경기만 잘 풀리면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삼성전이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해왔던게 최근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며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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