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부상 재발' 착잡한 조성환 "욕심이 너무 컸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05 09:41 | 최종수정 2012-08-05 09:41



"내 욕심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롯데 조성환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경기에 나서고 싶어도 부상 때문에 나설 수 없다면 그 어떤 선수가 아쉽지 않을까. 하지만 조성환에게는 그 충격이 몇 배다. 명예회복을 선언했던 올시즌,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듯 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1군 엔트리 말소가 결정된 후 한동안 조성환은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조성환이 4일 부산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왼쪽 어깨가 문제였다. 조성환은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4대3으로 승리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7회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타석에서의 활약도 눈부셨고 결정적인 호수비 2개도 빛났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어깨에 무리가 갔다. 다들 수비 동작에서 통증이 유발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성환은 손주인의 텍사스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승엽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역동작으로 걷어내 점프하며 1루에 송구, 아웃시키며 이승엽이 허탈한 웃음을 짓게 했다. 하지만 수비보다 타격이 문제였다. 조성환은 "유독 이날 경기에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시점에서 1위 삼성과의 3연전 첫 경기,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집중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스윙할 때 힘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오승환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냈을 때 어깨에 통증이 와 안좋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성환은 5일 MRI 검진을 받았다. 조성환은 "병원에서 1주일 동안 신경쓰지 않는다면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라며 착잡해했다. 어깨 인대에 손상이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러닝도 할 수 없다. 사람이 달리면 자연스럽게 팔을 흔들게 된다. 이 작은 움직임마저 지금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단, 1주일간 안정을 취한 후 재활훈련을 잘 해내면 빠른 시간 안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얘기도 들었다. 따라서 조성환은 1주일 동안은 하체 운동 중심으로 훈련에 나설 예정이다.

조성환은 어려운 시기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양승호 감독과 팀 동료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트레이너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처음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이진오 수석 트레이너를 비롯한 3명의 트레이너가 모두 조성환에 달라붙어 정성스럽게 치료를 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조성환의 욕심이 앞섰다. 트레이너들은 경기 출전을 만류했지만 조성환이 "괜찮다"며 트레이너들을 설득시켰다고 한다. 조성환은 "통증이 많이 줄어들어 무리하게 경기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이번에는 확실히 치료, 재활을 한 후 팀에 꼭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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