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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욕하는 팬들 마음 이해한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팀이 올시즌 상위권 도약을 못해보고 중위권에서 맴돌고 있으니 팬들의 항의가 폭주한 것이다.
류 감독은 최근 "예전에 없었던 휴대폰 문자메시지까지 들어와 야구 똑바로 하라는 질타가 많아졌다"면서 "작년에 양승호 롯데 감독이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던데 그 심정 이해가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팬들의 악성문자 시위가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오히려 "당연한 행동아니겠냐"며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류 감독은 "언젠가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를 보다가 관중석에서 우는 팬을 봤다. 어떤 분은 입모양을 보면 질타를 하고 계셨다"면서 "그 팬들이 왜 그렇게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류 감독은 "야구를 그토록 사랑하니까 경기 결과에 희비가 갈리고 욕도 하게 되는 것 아니겠냐"면서 "우리 선수들이 그런 장면을 명심해서 살펴보면 팬들을 실망시키는 야구를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자신에게 욕을 하는 팬들에 대해서도 조금 과한 경우도 있지만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오죽하면 욕을 하겠나. 내가 열성 야구팬이었어도 그렇게 하지 않겠나 싶다"는 것이다.
다만, 늘 칭찬받는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세상만사 마음먹은 대로 안되는 게 답답할 뿐이다. 그래도 팬들의 야구사랑 만큼은 선수들과 함께 마음 깊이 새겨놓겠다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