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시간을 약 한 달 전으로 돌려보자. 1군 중에서 선발로 나갈 누구도 아프지 않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4월 승률 7할의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1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박한이가 왼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다. 수비하다가 4㎝ 찢어졌다. 결국 삼성은 박한이(통산 타율 2할9푼2리)라는 프로통산 타율이 3할에 근접하는 강타자를 빼고 2012시즌을 시작했다.
삼성팬들은 박한이의 1군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부에선 박한이가 밥상을 잘 차리지 못해서 삼성 타선이 부진하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부터 박한이에게 공격형 2번을 수차례 주문했다.
박한이는 "내가 없어 삼성이 부진하다고 보는 것은 정말 절 좋아하는 팬들의 고마운 반응이다"면서 "하지만 내 공백 때문이 팀이 부진한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겨울 동안 올해는 잘 해보려고 열심히 했는데 그걸 보여주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공격형 2번의 적임자를 찾기 위해 박한이와 조동찬을 시범경기 내내 경쟁을 붙였다. 박한이는 지고 싶지 않았다. 한발이라도 더 뛰었다. 그러다 부상이 찾아온 것이다. 박한이 뿐 아니라 모두 부상에 놀랐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큰 부상이 없었던 매우 건강한 선수였다. 부상으로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은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박한이는 속이 무척 상했다. 처음엔 분해서 밤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박한이의 1군 복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5월초가 될 전망이다. 그는 "내가 1군으로 올라갈 날은 류 감독님 머릿속에만 있는 것 같다"면서 "아직 타격감이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1군에 올라가면 그동안 못 보여줬던 걸 왕창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타순에 대해선 "마음이 편하기는 하위 타선이 좋다. 하지만 선수는 팀이 원하는 대로 맞춰가는게 맞다"면서 "강한 2번 타자가 되고 싶다. 삼성팬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