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임박 박한이, 내가 없어 삼성 방망이 부진한 건 아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4-26 09:48 | 최종수정 2012-04-26 09:49


28일 대구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 삼성 채상병의 3루수앞 땅볼 때 1루주자 박한이가 2루포스아웃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삼성의 시간을 약 한 달 전으로 돌려보자. 1군 중에서 선발로 나갈 누구도 아프지 않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4월 승률 7할의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1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박한이가 왼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다. 수비하다가 4㎝ 찢어졌다. 결국 삼성은 박한이(통산 타율 2할9푼2리)라는 프로통산 타율이 3할에 근접하는 강타자를 빼고 2012시즌을 시작했다.

25일까지 삼성은 총 13경기를 했고, 5승8패로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 100경기 이상의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시즌 시작 페이스는 나쁜게 분명하다. 마운드 불안, 일부 중심타자들의 부진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꼬인 실타래의 시작은 박한이의 공백이 컸다.

박한이는 현재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0일 한화(2군)전에서 대타로, 24일 두산(2군)전에선 선발로 출전했다. 5타수 무안타. 허벅지는 멀쩡해졌다는 검진 결과를 받았다.

삼성팬들은 박한이의 1군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일부에선 박한이가 밥상을 잘 차리지 못해서 삼성 타선이 부진하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부터 박한이에게 공격형 2번을 수차례 주문했다.

박한이는 "내가 없어 삼성이 부진하다고 보는 것은 정말 절 좋아하는 팬들의 고마운 반응이다"면서 "하지만 내 공백 때문이 팀이 부진한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겨울 동안 올해는 잘 해보려고 열심히 했는데 그걸 보여주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박한이에게 2011년은 최악의 한해였다. 팀은 국내와 아시아시리즈를 평정했지만 박한이는 프로 11년 동안 개인 성적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타율 2할5푼6리, 30타점으로 박한이라는 이름 석자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냈다. 시즌 중에는 방망이가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박한이는 지난해 4월 첫 딸(수영)까지 얻었다. 아버지가 됐는데 더 좋은 성적은 고사하고 나쁜 성적을 내 가족에게 미안했고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았다. 그래서 박한이는 2012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칼'을 갈았다. 딸에게 아빠는 야구를 잘 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류 감독은 공격형 2번의 적임자를 찾기 위해 박한이와 조동찬을 시범경기 내내 경쟁을 붙였다. 박한이는 지고 싶지 않았다. 한발이라도 더 뛰었다. 그러다 부상이 찾아온 것이다. 박한이 뿐 아니라 모두 부상에 놀랐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큰 부상이 없었던 매우 건강한 선수였다. 부상으로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은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박한이는 속이 무척 상했다. 처음엔 분해서 밤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박한이의 1군 복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5월초가 될 전망이다. 그는 "내가 1군으로 올라갈 날은 류 감독님 머릿속에만 있는 것 같다"면서 "아직 타격감이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1군에 올라가면 그동안 못 보여줬던 걸 왕창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타순에 대해선 "마음이 편하기는 하위 타선이 좋다. 하지만 선수는 팀이 원하는 대로 맞춰가는게 맞다"면서 "강한 2번 타자가 되고 싶다. 삼성팬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