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린 청주, 삼성-한화의 다른 관전법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4-21 11:10 | 최종수정 2012-04-21 11:10


21일 청주구장에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자 대형 방수포가 20일 밤부터 일찌감치 설치됐다. 청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1일 청주지역에는 새벽부터 비가 내리더니 오전에 제법 굵어졌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는 오후 5시로 예정된 한화-삼성전 우천취소가 불가피할 정도로 내리쳤다.

이번 주말 청주구장에서 연전을 치르는 한화와 삼성은 비를 맞이하는 대처법이 살짝 달랐다.

우선 삼성은 우천취소가 전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차질이 생기는 데다 반전 기세를 살리고 싶기 때문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웬만하면 우천취소가 없어야 한다. 선발투수들의 출전 리듬이 있는데 너무 쉬면 안된다"면서 "특히 배영수가 얼마나 기다렸는데…"라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있다. 올시즌 차우찬-장원삼-탈보트-고든-배영수-윤성환 등 6선발 체제를 가동하는 중이다.

5선발을 운영하는 다른 팀에 비해 휴식일이 하루씩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 류 감독의 말대로 선발투수는 정해진 휴식 주기를 따라야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비로 인해 구멍이 생기면 선발진 컨디션 관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21일 한화전 선발로 예고된 배영수의 경우 지난 14일 시즌 첫승을 챙긴 이후 6일을 쉬었다. 선발자원이 많아서 생기는 행복한 고민이다.

여기에 삼성은 20일 한화전에서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만약 패했더라면 한화와 공동 7위로 내려앉는 위기였다.

모처럼 3홈런을 동반한 안타 11개로 타선에 재미가 붙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힘겹게 잡은 반전의 기회를 살리고 싶다.

한데 우천취소로 타이밍이 끊기면 상승 분위기에 빗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그래서 우천취소가 싫다.

반면 한화는 우천취소로 잠깐 쉬어가는 게 낫겠다는 눈치다. 삼성과는 정반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망가졌다.

외국인 투수 배스가 극심한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상황. 임시방편으로 프로 2년차 유창식을 선발로 올려 21일 삼성전에 투입시킬 예정이었다.

선발 로테이션 체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하루라도 시간을 버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연이은 연패로 좀처럼 회생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연속 경기를 치른다고 능사는 아니다.

잠깐 쉬면서 자성의 기회를 갖고 분위기를 다시 추스를 시간이 더 절실할 수 있다. 그래서 우천취소가 그리 싫지 않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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