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 프록터 다칠까봐 소리질렀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4-19 18:27


두산 마무리 프록터가 18일 삼성전서 1점차 승리를 지킨 후 포수 최재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외국인 마무리 투수들이 시즌초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산도 프록터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프록터는 18일 잠실 삼성전서 4-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하지만 내용은 무척 불안했다. 선두 박석민을 1루수 최준석의 수비 실책으로 내보내고 채상병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1사 2루가 됐다. 이어 손주인에게 낮은 변화구를 던진 것이 좌전안타로 이어졌다.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좌익수 김현수의 정확한 홈송구에 2루 대주자 강명구가 아웃됐고, 진갑용 타석에서는 2루주자 손주인이 포수 최재훈의 견제에 걸리면서 그대로 두산의 1점차 승리가 확정됐다. 프록터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던 경기다.

19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김진욱 감독에게 프록터의 불안감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김 감독은 "어제 게임 끝나고 샤워를 하는데 프록터가 와서 고개를 숙이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줬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못한다고 질책하거나 빼면 안된다. 자꾸 자신감을 심어주고 믿음을 줘야 한다. 프록터는 투구 패턴에 아직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제구력이나 구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투구 패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국내 타자들에 대한 적응이 아직 진행중이라는 이야기다. 전날 손주인에게 맞은 안타도 주무기인 직구가 아닌 129㎞짜리 슬라이더를 던지다 맞은 것인데, 풀카운트에서는 강력한 직구로 밀어붙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프록터는 유인구 볼을 던지고 나서도 스트라이크를 잡겠다고 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다"며 "볼배합, 투구 패턴에 좀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처럼 불안한 피칭이 계속될 경우의 대안에 대해서는 "계속 안좋으면 보직을 바꾸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누군가 '땜빵'을 해야하는데 현재로서는 후보가 노경은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악의 경우는 생각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프록터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신뢰와 응원을 보내줄 생각이다.

김 감독은 전날 9회 프록터가 파울플라이를 잡기 위해 1루 덕아웃까지 달려나와 무리하게 잡으려고 하자 앞에 있던 이성열을 향해 프록터를 막으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김 감독은 "덕아웃에서 처음으로 소리를 지른 것이다. 혹시 프록터가 달려오는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덕아웃 난간에 넘어질까봐 성열이한테 막으라고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