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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여러분. 내가 꼭 약속 지킬게."
김 감독 역시 이런 점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17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최초로 16연속 볼을 던졌던 팀 마무리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좌절과 부활을 이야기하며 팀의 동료의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리즈가 무너진 뒤 바로 다음 등판에서 세이브를 달성하며 되살아난 데에는 동료들의 극진한 위로가 있었다는 것이다.
리즈는 지난 주말 최악의 경험과 최고의 감동을 동시에 맛봤다.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서는 5-5로 팽팽하던 연장 11회초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4타자에게 연속으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결국 밀어내기로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한국 프로야구 31년사에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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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이 모습을 떠올리며 "리즈가 블론세이브를 한 뒤에 투수진이 앞다퉈 위로를 해줬다고 하더라. 또 이틀 뒤 세이브를 했을 때는 선수들이 정말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 정성훈은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좋아하면서 리즈를 격려해줬다. 그런 모습들이 팀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리즈가 되살아난 데에는 '인화 분위기'로 바뀐 LG의 팀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투수 유원상은 "리즈는 성격이 참 순해서 동료들이 모두 좋아한다. 연속 볼넷을 한 뒤 크게 의기소침해있어서 투수진들이 자기 일처럼 걱정하고 위로해줬다. 같은 투수 입장이라 그 기분이 어떨 지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일요일에 세이브를 하게되자 또 모두 축하해줬다. 리즈도 아이처럼 기뻐하면서 '10세이브 하면 내가 한턱 낼게. 그 다음에는 3세이브마다 한번씩 쏜다'고 한 시즌 초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리즈의 부활을 통해 나타난 LG의 '인화 분위기'가 시즌 후반까지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