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싹이 노랗다면 미리 잘라내야 한다."
시즌 초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일찌감치 '퇴출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화 선발 브라이언 배스가 대표적이다. 캠프 때부터 불안했다. 압도적 구위가 아닌데다 퀵 모션 등 미세한 경기 운영적 측면에서도 보완점을 노출했다. 뚜껑을 열자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 15일 SK와의 데뷔전 1⅓이닝 8실점. KIA 투수 앤서니 르루도 2경기에서 11이닝 동안 8실점(평균자책점 6.55)하며 아직까지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선발로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느냐 여부가 의문 부호의 핵심이다. 롯데 3년차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도 출발이 썩 좋지 못하다. 2경기에서 승패 없이 9이닝 7실점(5자책, 5.00).
아예 기량이 확 떨어지면 낫다. 고민 없이 교체 카드를 모색하면 된다. 하지만 부상 이탈은 애매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기다리자니 하세월이다. KIA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즈와 SK 아퀼리노 로페즈가 해당 선수. 라미레즈는 개막 직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염증이 발견된 만큼 길게는 한달 공백도 감수해야 할 형편.
교체란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해 한화, KIA, SK 등은 예비 후보들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점 상 교체가 쉽지만은 않다. 이미 소속팀이 정해진 채로 시즌을 시작해 이적 절차가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대체 선수가 급한 국내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대체 후보 선수들이 협상 주도권을 쥘 수 밖에 없다. 시장 가격보다 몸값이 치솟는다. KIA 선동열 감독이 라미레즈에 대해 "바꾼다고 좋은 투수를 영입한다는 보장이 없다. 4월까지는 지켜보겠다"며 유보 결정을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각 구단의 적절한 판단과 대응 여부. 올시즌 순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