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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팀 선수들은 인종차별의 벽을 깨고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된 재키 로빈슨(1972년 사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현역 시절 배번 '42'를 달고 뛰었다.
올해는 로빈슨이 보수적이었던 미국 프로야구판에 인종통합의 전도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지 65주년이 되는 해다.
USA 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흑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8.05%. 지난해 8.5%에서 더 감소한 것으로 흑인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대가 열린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었다는 게 USA 투데이의 분석이다.
지난 1947년 로빈슨이 브룩클린 다저스 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흑인선수 진출 러시가 이어졌다. 1959년 가장 보수적이었던 보스턴 레드 삭스가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마지막으로 문호를 개방하면서 흑인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완성됐다.
당시 흑인 선수 비중이 17.25%로 올해보다 배 이상 높았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흑인선수의 설 자리는 1975년 27%로 절정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시카고 컵스에서 유일한 흑인선수로 뛰고 있는 중견수 말론 버드는 "2002년 내가 필라델피아에 입단할 때만 해도 흑인선수가 6명은 됐다. 그러나 지금은 주위를 둘러봐라 누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상황이 변화될 것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4, 5년 뒤에 호전된 상황이 펼쳐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아쉬웠했다.
하지만 MLB의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놨다. 케니 윌리엄스(시카고 화이트 삭스), 마이클 힐(마이애미 말린스)이 흑인 출신 단장이고 더스티 베이커(신시내티)와 론 워싱턴(텍사스)은 흑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셀릭 커미셔너는 "흑인 출신 감독과 단장이 메이저리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가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