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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최불암 선생님과 패티 김 선생님이 시구를 한다는 말입니까?'
LG 김기태 감독의 눈이 동그래졌다. 사실이라고 답하자 재미있다는 듯 껄껄 웃었다.
LG는 14일 오후 4시50분 잠실구장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과 향후 1년간 공익활동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갖는다. 최불암씨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전국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오디션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최성봉이 애국가를 부를 예정이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져 껌팔이, 구걸 등 안해본 것이 없다는 그는 어린이재단의 후원을 통해 성장한 인연으로 경기에 초대됐다.
최불암 후원회장은 "LG 트윈스가 소외된 어린이를 돕겠다는 뜻으로 뭉쳐 한시즌을 출발한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뜻깊은 자리에서 시구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하루 뒤인 15일 KIA전에선 가수 패티 김이 시구를 한다. 패티 김은 1938년생. LG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다. 패티 김의 노래인 '서울의 모정'과 '그대 없이는 못살아'가 LG 응원가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시구 섭외를 하게 됐다고 한다.
불과 며칠 전과는 판이한 시구자 구성이다. 지난 10일 롯데전에 앞서 걸그룹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시구를 하기로 했지만 우천 연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하루뒤인 11일 롯데전에선 요즘 인기 많은 만 15세 탤런트 여진구가 만만찮은 시구 실력을 보여 화제가 됐다. 최불암 회장과 패티 김이 시구를 하면, 아마 역대 연예인 최고령 시구자가 될 지도 모르겠다.
김기태 감독은 "최불암 선생님, 패티 김 선생님이 오시면 90도로 인사해야할 것 같습니다"라며, 실제 일어나서 머리가 거의 무릎에 닿을 정도로 '액션'을 해보였다. '선생님들'이 과연 어떻게 시구를 할 지도 궁금해진다.
잠실=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