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WBC 감독 적임자는 김인식 기술위원장 뿐"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4-12 20:20


12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삼성의 경기에서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4.12

"역시 김인식 기술위원장님이 맡아주시는 게 낫지 않을까."

삼성 류중일 감독의 의견은 확고했다. 2013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감독 선임 방법 및 선수 엔트리 구성이 지금과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이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류 감독이 내놓은 대안은 현재의 전 시즌 우승팀 감독이 아닌 전임감독제로 바꾸고, 선수 엔트리 구성 역시 그 감독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임 감독제로 전환할 경우 1, 2회 WBC의 감독이었던 김인식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가장 적합하다고도 덧붙였다.

류 감독은 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내년 3월 WBC에 대한 KBO의 현 대비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날에도 류 감독은 "WBC 대표팀은 전임감독제로 가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날은 전임감독제 뿐만 아니라 선수엔트리 구성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KBO는 5월중 기술위원회의 주도로 예비엔트리를 구성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선수 엔트리가 구성될 경우 나중에 결정되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전력을 구성하지 못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류 감독은 "만약 기술위원회가 선수 엔트리를 구성해 놓고 나중에 2012시즌 우승팀 감독이 이를 떠맡는다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포함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는 100% 전력을 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 스포츠조선 DB
그래서 류 감독은 '전임감독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프로팀 감독이 아니더라도 선수단을 이끌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낼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지도자가 많아 '전임감독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었다. 이는 선 감독 역시 주장하는 바다.

만약 류 감독의 의견처럼 '전임감독제'가 도입되면 두 가지 장점이 생긴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로 팀을 꾸릴 수 있게 돼 전력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1, 2회 WBC 때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미리 구성된 뒤 선수엔트리를 구성했다. 그 결과 1회 대회때는 4강 신화를 이뤘고, 2회 때는 준우승의 위업을 쌓았다.

또 다른 장점은 WBC 지휘봉을 잡는 감독의 팀이 2013시즌에 전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처럼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WBC 지휘봉을 잡게될 경우 3월에 열리는 WBC를 대비해서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 기간에 자신의 소속팀을 돌볼 수 없다. 따라서 2013년 전력이 급감하게 되고 이는 거시적으로 프로야구 흥행 저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 사례도 있다. 2009 WBC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당시 한화 감독은 WBC 훈련지를 한화 스프링캠프와 같은 하와이에 마련해 대표팀 훈련과 한화의 훈련을 동시에 살피려 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화는 그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류 감독이나 선 감독의 의견처럼 '전임감독제'를 할 필요가 있다.

류 감독은 이런 문제들을 일일히 지적한 뒤 "만약 전임감독제로 바뀐다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김인식 기술위원장께서 다시 지휘봉을 잡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경험이나 선수단 장악력이 풍부하신데다 특히 이전 WBC에 두 차례나 좋은 성적을 내신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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