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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인식 기술위원장님이 맡아주시는 게 낫지 않을까."
삼성 류중일 감독의 의견은 확고했다. 2013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감독 선임 방법 및 선수 엔트리 구성이 지금과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이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류 감독이 내놓은 대안은 현재의 전 시즌 우승팀 감독이 아닌 전임감독제로 바꾸고, 선수 엔트리 구성 역시 그 감독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임 감독제로 전환할 경우 1, 2회 WBC의 감독이었던 김인식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가장 적합하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KBO는 5월중 기술위원회의 주도로 예비엔트리를 구성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선수 엔트리가 구성될 경우 나중에 결정되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전력을 구성하지 못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류 감독은 "만약 기술위원회가 선수 엔트리를 구성해 놓고 나중에 2012시즌 우승팀 감독이 이를 떠맡는다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포함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는 100% 전력을 구성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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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류 감독의 의견처럼 '전임감독제'가 도입되면 두 가지 장점이 생긴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듯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로 팀을 꾸릴 수 있게 돼 전력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1, 2회 WBC 때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미리 구성된 뒤 선수엔트리를 구성했다. 그 결과 1회 대회때는 4강 신화를 이뤘고, 2회 때는 준우승의 위업을 쌓았다.
또 다른 장점은 WBC 지휘봉을 잡는 감독의 팀이 2013시즌에 전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금처럼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WBC 지휘봉을 잡게될 경우 3월에 열리는 WBC를 대비해서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 기간에 자신의 소속팀을 돌볼 수 없다. 따라서 2013년 전력이 급감하게 되고 이는 거시적으로 프로야구 흥행 저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 사례도 있다. 2009 WBC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당시 한화 감독은 WBC 훈련지를 한화 스프링캠프와 같은 하와이에 마련해 대표팀 훈련과 한화의 훈련을 동시에 살피려 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화는 그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류 감독이나 선 감독의 의견처럼 '전임감독제'를 할 필요가 있다.
류 감독은 이런 문제들을 일일히 지적한 뒤 "만약 전임감독제로 바뀐다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김인식 기술위원장께서 다시 지휘봉을 잡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경험이나 선수단 장악력이 풍부하신데다 특히 이전 WBC에 두 차례나 좋은 성적을 내신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