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 대위기 KIA, 부상악령에 시달린 작년보다는 낫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4-10 14:03 | 최종수정 2012-04-10 14:03


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SK 임훈의 3타점 적시타 때 KIA 선동열 감독이 타구가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며 항의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08.

시즌 초반의 위기를 겪고 있는 KIA를 보며 기억의 페이지를 작년 8월 시점으로 돌려본다.

닮아도 너무 닮은 모습이다. 8개월이나 지난 현재. 코칭스태프는 대부분 바뀌었고, 새로운 선수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부상으로 인해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만큼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KIA는 전반기를 1위로 마쳤으나 후반기 들어 김선빈과 김상현 이범호 최희섭 등의 집단 부상에 발목이 잡힌 채 추락하고 말았다. 현재의 KIA도 이범호에 이어 김상현까지 연쇄부상이 발생했다. 과연 올해의 KIA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팀 사정은 매우 좋지 않다. 시즌 개막에 앞서 이범호가 왼쪽 허벅지와 손목 통증으로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된데다 설상가상으로 김상현마저 지난 7일 인천 SK전에서 왼손바닥 후크뼈 골절상을 당해 약 3개월의 치료 및 재활 판정을 받았다. 당장에 중심타선이 허전해진 상황이다. 선 감독은 2군에서 자숙하던 최희섭을 10일자로 1군에 불러올려 이 공백을 메울 계획인데, 얼마나 큰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도 KIA 코칭스태프는 아직까지는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지난해 8월 이후의 집단부상 사태와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시즌 초반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점이다. 어떤 면에서는 초반부터 부상자가 발생한것이 더 안좋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시즌 초반에는 각 구단이 탐색전을 펼치는 시기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페이스도 완전치 않다. 따라서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다고 해서 팀이 추락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


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1,2루의 찬스에서 삼진 아웃된 KIA 나지완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08.
또한 시즌 초반에 아예 아파버리면, 팀으로서는 회복을 기다려 줄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지난해 나지완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나지완은 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4월18일 왼쪽 발목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55일 만인 6월12일 군산 LG전 때 1군에 복귀해 시즌 후반 팀에 큰 힘을 보탰다. 몸을 추스르고 팀에 복귀해 활약할 수 있다는 면에서 시즌 초반 부상이 오히려 중반 이후에 다치는 것 보다는 낫다.

지난해의 KIA 위기 때와 올해가 또 다른 점은 선 감독이 백업요원들을 미리부터 많이 준비해놨다는 점이다. 선 감독은 지난해말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초 스프링캠프까지 주전 선수들 외에도 잠재성을 지닌 백업선수 육성에 많은 신경을 기울여왔다. 현재 주전 2번타자인 신종길도 그런 과정속에 탄생한 인물이다. 그 외에 홍재호나 이현곤, 박기남, 이준호 등도 주전들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대체후보군에 해당한다.

물론, 이들이 주전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어쨌든 부상자들이 돌아오기까지는 팀을 지탱해줄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 결국 시즌 초반의 위기상황을 버티고 버티다 중반 이후 치고 나가는 식의 팀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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