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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의 외국인선수지만, 이리도 다를 수가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평소 온순한 성격의 둘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주키치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공을 넣는 제구력이 강점인 주키치 입장에선, 완벽하게 코너로 제구됐다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 억울할 만도 하다. 중계카메라에 자주 비춰지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마운드에서 글러브로 입을 가린 채 혼자 욕을 하는 경우도 많다.
리즈는 좀 다르다. 평소의 온순한 성격이 마운드에서 그대로 표출된다. 심판의 콜이 불만족스러워도 그저 혼자 웃고 마는 성격이다. 오히려 불쌍한 표정을 지을 때도 많다. 리즈 같이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라면, 게다가 팀의 마무리투수라면 좀더 대담해질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심광호는 "팀에 심리상담을 해주시는 분한테 조언을 듣고 시작한 것"이라며 "주키치가 흥분했다 싶으면 마운드에 올라가 함께 욕을 한다. 물론 난 홈플레이트로 돌아온 뒤 심판에게 다시 예의를 갖춘다"고 말했다. 이는 상대방의 심리에 동조해주면서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광호의 이러한 방법이 먹혀들면서 주키치와 심광호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배터리가 됐다. 아무래도 투수와 포수는 마음이 통해야하는 법이다.
소심한 구석도 있는 리즈에겐 무조건 즐거워야 했따.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재밌는 말과 장난으로 리즈를 즐겁게 만들면, 혼자 신이 나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는 것. 심광호는 "리즈와는 장난도 치고 해야 좋은 공이 나오더라"며 "이젠 마무리가 됐으니 등판 전에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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