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우찬, LG전에 표적등판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4-06 11:34 | 최종수정 2012-04-06 11:34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시범경기가 31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차우찬이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류중일 삼성 감독은 고르고 또 골랐다.결론은 맞춤 선발. LG 저격수 좌완 차우찬(25)을 선택했다. 2010년 LG 상대로 3승(평균자책점 0.48), 지난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삼성의 개막전 선발 투수가 된 차우찬은 "내가 에이스라서 개막전에 낙점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난 LG와 첫 경기에 표적 선발로 등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LG를 만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어릴 때부터 LG가 홈으로 쓰고 있는 잠실구장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꼭 한국 최고의 마운드에서 맘껏 공을 뿌려보고 싶었다. 차우찬은 "지난 2년 동안 LG전에 유독 잘 던졌는데 모든게 잘 맞아 떨어졌다"면서 "LG에는 좌타자가 많다. 또 내가 등판했을 때 우리 타자들이 잘 쳐줬다. 이번에도 타자들을 믿는다"고 했다. LG에는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같은 좌타자가 많다. 야구에선 좌투수가 좌타자에 대개 강하다는 속설이 있다.

지난해까지 차우찬을 가장 괴롭혔던 LG 타자는 조인성 이택근이었다. 둘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조인성은 SK로, 이택근은 넥센으로 옮겼다. 차우찬은 껄끄러운 둘을 이번 LG전에서 만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차우찬은 "LG에는 여전히 까다로운 타자가 있다. 정성훈 이병규 이진영 선배 같은 타자들은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정교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맘껏 던지고 내려오자'는 각오를 다질것이라고 했다. 차우찬은 다른 선수들 처럼 모자챙에 결의 문구를 적지 않는다. 맞을 때 맞더라도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고 내려온 다음 타자에게 모든 걸 맡기면 그만이다. 그는 "이번 LG전에서 경기 도중 강판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면서 "맞더라도 이닝을 끝마칠 것이다"고 했다.

차우찬은 7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2012시즌 첫 경기에서 팀동료 배영섭 이승엽 박석민 중 한 명이 결정타를 쳐줄 것으로 봤다. 차우찬은 1번 타자 배영섭이 LG 선발 주키치를 초반부터 흔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모두가 주목하는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의 한방을 기대했다. 분위기 메이커 박석민도 승리투수가 되는데 도우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봤다.

야구는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봐야 타자가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면 비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선 타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차우찬의 대구 집에는 고향 군산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다녀갔다. 어머니는 차우찬이 좋아하는 주꾸미 등 해산물을 챙겨와 아들에게 먹였다. 수영스타 박태환은 몇 해전까지만 해도 경기 전 된장찌게를 먹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그런 음식 습관은 없다고 했다. 대신 선발 등판 전날은 일부러 잠자리에 늦게 든다고 했다. 정규시즌 중 차우찬은 대개 밤 12시쯤 취침을 시작한다. 하지만 등판 전날은 일부러 새벽 1~2시까지 자지 않는다. 그리고 오전 11~12시쯤 일어난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그래야 경기 시간(대개 오후 6시30분)에 리듬을 잘 맞출 수 있다. 차우찬은 "마운드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초조해진다. 그 느낌이 싫어서 등판하는 날에는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잔다"고 했다. 또 하나가 있다. 차우찬은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꼭 화장실에 가 대소변을 보는게 몸에 뱄다.

2006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던 차우찬은 2010년과 지난해 나란히 10승을 올리면서 삼성 선발 마운드의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 2년 동안 차우찬의 20승 중 LG가 6번 제물이 됐다. 차우찬의 이번 시즌 목표는 15승 이상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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