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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은 고르고 또 골랐다.결론은 맞춤 선발. LG 저격수 좌완 차우찬(25)을 선택했다. 2010년 LG 상대로 3승(평균자책점 0.48), 지난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삼성의 개막전 선발 투수가 된 차우찬은 "내가 에이스라서 개막전에 낙점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난 LG와 첫 경기에 표적 선발로 등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맘껏 던지고 내려오자'는 각오를 다질것이라고 했다. 차우찬은 다른 선수들 처럼 모자챙에 결의 문구를 적지 않는다. 맞을 때 맞더라도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고 내려온 다음 타자에게 모든 걸 맡기면 그만이다. 그는 "이번 LG전에서 경기 도중 강판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면서 "맞더라도 이닝을 끝마칠 것이다"고 했다.
차우찬은 7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2012시즌 첫 경기에서 팀동료 배영섭 이승엽 박석민 중 한 명이 결정타를 쳐줄 것으로 봤다. 차우찬은 1번 타자 배영섭이 LG 선발 주키치를 초반부터 흔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모두가 주목하는 큰 경기에 강한 이승엽의 한방을 기대했다. 분위기 메이커 박석민도 승리투수가 되는데 도우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봤다.
최근 차우찬의 대구 집에는 고향 군산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다녀갔다. 어머니는 차우찬이 좋아하는 주꾸미 등 해산물을 챙겨와 아들에게 먹였다. 수영스타 박태환은 몇 해전까지만 해도 경기 전 된장찌게를 먹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그런 음식 습관은 없다고 했다. 대신 선발 등판 전날은 일부러 잠자리에 늦게 든다고 했다. 정규시즌 중 차우찬은 대개 밤 12시쯤 취침을 시작한다. 하지만 등판 전날은 일부러 새벽 1~2시까지 자지 않는다. 그리고 오전 11~12시쯤 일어난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그래야 경기 시간(대개 오후 6시30분)에 리듬을 잘 맞출 수 있다. 차우찬은 "마운드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초조해진다. 그 느낌이 싫어서 등판하는 날에는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잔다"고 했다. 또 하나가 있다. 차우찬은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꼭 화장실에 가 대소변을 보는게 몸에 뱄다.
2006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던 차우찬은 2010년과 지난해 나란히 10승을 올리면서 삼성 선발 마운드의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 2년 동안 차우찬의 20승 중 LG가 6번 제물이 됐다. 차우찬의 이번 시즌 목표는 15승 이상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