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임경완은 아직 문학구장보다는 사직구장이 더 익숙하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만 줄곧 뛰었기 때문이다.
임경완은 1일 이적이후 처음으로 사직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전부터 임경완은 살짝 설렌듯한 웃음을 지었다. 밝은 웃음으로 "견제구를 10개 정도 던져봐야겠어요"라고 농담도 했다. 아무래도 전날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해봐서인지 조금은 편안한 듯 보이기도 했다.
사직구장에 오는 원정팀 투수들을 깜짝 놀래키는 '마'응원에 대해서도 별 걱정이 없는 듯했다. "관중이 계속 하실지 보게 견제구를 10개 던져보려고한다"라고 웃었다. "이젠 내가 적응해야한다"라는 말과 함께.
롯데 옛 동료들과도 만났다. 임경완은 "다들 직구만 던지라고 하던데…. 내가 바깥쪽 많이 던지니 바깥쪽만 기다리지 않겠나"라며 "(강)민호가 안나와서 다행이다. 민호가 내 공을 많이 받아봐서 내 공을 잘친다"고 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청백전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며 "올라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9-2로 크게 앞선 9회말 임경완은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타자는 조성환-홍성흔-전준우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 조성환은 지난시즌 후 함께 FA로 풀렸지만 떠난 임경완과 달리 롯데에 남았다.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
경기후 임경완은 "좀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떨리지도 않았고 편안했다"며 "성환이를 아웃시키니까 더 편안하게 던지게 됐다"고 했다. 홍성흔 대신 대타로 나온 정보명을 초구 싱커로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한 임경완은 전준우도 2구째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경기를 마쳤다. 공 10개로 1이닝 무실점. 임경완은 견제구를 던질 기회가 없었다는 얘기에 "싱커와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다들 싱커에 방망이가 나왔다. 내 싱커가 롯데 타자들에게도 통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롯데팬들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못들었어요? 내가 경기 끝내고 내려올 때 팬들이 '임경완'하고 외치는거…"라며 더 환한 미소를 보였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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