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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슬라이더가 잘 안 먹히는 거 같아요."
김병현 본인의 느낌은 어떨까. 그는 아직까지 변화구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슬라이더가 안 먹히더라. 더 많이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강하게 꺾여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김병현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다. 전성기 땐 타자에게 몸 뒷편에서 날아오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였다.
실제로 김병현은 첫 등판 때 첫 회엔 직구만을 던져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지만, 다음 이닝에서는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하다 안타 1개, 볼넷 1개, 사구 1개를 허용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라이브 피칭 때와는 많이 다르더라"며 아직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김병현 본인도 실전과 연습에서 팔각도에 차이를 느끼고 있다. 아직 투구 시 미세하게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김 감독은 "실전을 뛴 지 오래됐기에 그동안 아무리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더라도 쉽지 않다. 공을 던질 때 쓰는 근육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만든 근육은 분명히 다르다"고 평했다. 곧이어 "병현이는 알아서 잘 하는 선수다. 그래서 '최상의 상태로 만들라'는 말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은 "요즘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 하지 않는다. 근육을 길쭉길쭉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했다.
김병현은 오는 4일 구리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2군경기에 등판한다. 이번에는 변화구 컨트롤에 중점을 둬 투구수를 50개에서 60개 정도 가져갈 예정이다. 그는 "몸이 완벽하지 않다 보니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다. 실전에 들어가면 생각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병현은 광주일고 선배 이종범의 은퇴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종범과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께 뛰었다. 최근에는 KIA가 목동에 원정을 왔을 때 만났다고. 김병현은 "난 종범이형의 팬이다. 소속팀의 입장이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팬의 입장으로는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