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력' KIA에 필요한 2%, 도루와 마무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3-30 14:36 | 최종수정 2012-03-30 14:36


29일 대구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 기아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1,3루 기아 신종길의 안타 때 1루주자 차일목이 홈인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3.29/

더 뛰고, 단단히 막아야 한다.

같은 시범경기도 성격은 늘 다르다. 시범경기 초반, 각 팀의 사령탑은 공격력이나 투수력, 수비력, 기대주 테스트 등 특정한 목적을 주제로 경기를 운영한다. 그런데 시범경기가 후반에 접어들면, 사령탑들이 경기를 운영하는 방식도 초반과는 달라진다. 전체적인 기세나 흐름을 관장하고자 한다. 정규시즌과 같은 방식, 그리고 정예전력을 투입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지 알아보게 된다. 이른바 '실전 모드'이자 '시즌 전력' 테스트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KIA 역시 최근 경기에서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치른 시범경기는 사실상 '전력 승부'였다고 할 수 있다. 경기 자체도 엎치락뒤치락 팽팽하게 전개됐지만, 양팀 사령탑도 승부처에 수차례 선수교체를 해가면서 연장승부를 펼쳤다.

비록 KIA가 연장 10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2루타에 맞아 10대11로 패했지만, 소득도 있었다. 바로 정규시즌이 진행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된 까닭. 말하자면 '부족한 2%'를 알 수 있었다.


29일 대구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 기아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1,3루 기아 신종길이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3.29/
1% 아쉬운 주루, 더 뛰어야 한다

선동열 감독이 올 시즌 KIA 타선에게 원한 것은 '기동력 야구'였다. 이전까지의 KIA 야구가 '기동력'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는 판단. 지난해 KIA는 113개의 도루를 해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중간은 갔다는 뜻. 하지만, 선 감독은 "뛰는 사람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무슨 뜻일까.

지난해 도루 시도회수를 보면 그 의미가 파악된다. KIA는 113개의 도루를 성공하는 동안 38번의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성공률은 꽤 높았는데, 시도 회수자체는 151번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7위 넥센이 154번의 도루를 시도했고, '기동력 야구'의 정점을 찍었던 1위 삼성은 총 209번의 도루를 시도해 158번을 성공시켰다.

삼성 기동력 야구의 초석을 다졌던 선 감독은 그래서 KIA를 맡고 난 뒤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주문했다. 이용규와 신종길, 김선빈, 안치홍, 김원섭 등이 그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아직 선 감독이 원하는 '기동력 야구'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29일 기준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전체 공동 3위이고, 시도회수는 17회로 SK와 함께 공동 2위. 지난해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정교함은 아직 더 보완해야 할 점이다.


29일 대구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 기아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기아 한기주가 8회말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3.29/

1% 부족한 불펜, 마무리는 어디에

29일 경기에서 KIA는 9회말 무려 5점을 뽑으며 10-8로 전세를 뒤집었었다. 그것도 삼성의 필승조 정현욱을 상대로 뽑아낸 5점이다. 공격력의 짜임새나 끈질김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마무리였다. 마지막 1이닝을 막아줄 만한 인물이 없었다. 한기주가 8회를 무실점을 잘 막아주며 역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가 없었다. 사실 한기주는 팀의 마무리 후보다. 선 감독은 9회초 5점을 뽑을 것이라는 예상을 못한 까닭에 사실상 한기주를 마지막 투수로 내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생각치 못한 역전이 이뤄지며 예상치 못한 9회말 수비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2점차의 리드에서 1이닝을 막아내지 못한 것은 여전히 불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2년차 이정훈과 신인 한승혁이 아직은 미완의 기량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삼성 하위타선을 상대로 동점을 내준 데 이어 박석민에게 10회말 끝내기를 맞은 것은 뼈아픈 장면이다. 이 장면이 KIA에 쓴 약이 되야 올 시즌 우승권 도전이 가능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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