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에서 스퀴즈번트가 나온다?
아무리 일본이라고 해도 스퀴즈번트는 흔하지는 않다. 그런 스퀴즈번트가 시범경기에서 나왔다. 요코하마가 11일 세이부전서 7회말 스퀴즈번트로 결승점을 뽑아 3대2로 이겼다. 2-2 동점이던 7회말 무사 1루서 대주자 아라나미 쇼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고이케 마사아키의 우익수 플라이때 3루까지 진출하자 나카하타 기요시 감독은 8번 구로바네 도시키에게 초구 스퀴즈번트를 지시했고, 구로바네는 투수쪽으로 번트를 대 결승점을 뽑았다. 시범경기 6승1패로 단독선두를 질주.
후쿠시마 출신인 나카하타 감독은 경기전 관중을 향해 "마지막 끝까지 단념하지 않는 강한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이재민 여러분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보여드릴 것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힘, 야구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큰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스퀴즈번트까지 하게 된 것이었다.
이날 세이부의 나카무라 다케야는 지진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이 끝난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동점 솔로포를 쳤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홈런을 친 시각이 지난해 지진이 일어났던 오후 2시46분이었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센다이 대지진의 여파는 일본 전체에 퍼져있다. 한국이 경제위기에 처했을때 박찬호 박세리 등 스포츠스타들이 국민에게 큰 힘을 준 것처럼 일본에서도 야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