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은 몇 번이고,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도 치밀어 오르는 감정은 잘 다스려지지 않았다. 눈가에 고인 눈물을 굵은 엄지손가락으로 털어내며 그가 말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일원으로 보낸 지난 시간들을 진정으로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베리텍은 "지금 은퇴하는 것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고 여겼다"면서 "은퇴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면서도 언젠가 꼭 한번은 해야할 일"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약 20분간 준비해 온 은퇴의 심경을 밝힌 베리텍은 감정이 북받친 듯 수시로 말을 멈추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15년 간의 추억 때문인지 결국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도 내보였다.
97년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베리텍은 한 팀에서만 15시즌을 뛰며 포수로서 총 1488경기에 출전해 보스턴 역대 포수 최다 출전기록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546경기에 나온 베리텍은 통산 타율 2할5푼6리에 193홈런 757타점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세 차례(2003, 2005, 2008) 선정됐고, 2005년에는 각 포지션별 최고 수비력을 지닌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상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보다 베리텍이 더 빛나는 것은 15년간 한결같이 팀의 리더로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이다. 게다가 보스턴의 100년 가까운 염원이었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나 이끌기도 했다. 보스턴은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뒤 3년 뒤인 2007년에도 다시 한번 패권을 거머쥐었다. 이 때 모두 베리텍이 팀의 간판포수이자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며 우승에 기여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