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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왕'을 아시나요?
한화 구단에는 지난해 새로 생긴 왕의 전통이 있다. 한대화 감독이 팬들에 의해 '야왕(야구의 왕)'이란 별명을 얻으면서 '야왕' 신드롬으로 야구판을 즐겁게 했다.
'야왕'은 만년 최하위 팀이었던 한화에 특별한 전력보강 요인이 없었는데도 예년과 다른 상승세를 이끈 한 감독의 지도력을 평가해 생긴 별명이다.
김성근 감독의 '야신(야구의 신)'에 대적할 별명으로 인기를 끈 '야왕'은 류중일 삼성 감독의 '야통(야구 대통령)'을 탄생케 하는 계기가 되는 등 감독 전성시대를 주도했다.
2011시즌 프로야구판에서 일종의 '히트상품'이었던 것이다. 이런 '야왕'의 전통을 돌아온 스타 박찬호가 이어받을 것 같다.
박찬호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진행중인 스프링캠프지에서 '왕'자가 붙은 두 가지 별명을 벌써 얻었다. 전지훈련 과정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행태를 빗대어 팀내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별명이다.
박찬호의 첫 번째 별명은 '훈왕'이다. 훈련의 왕이라는 뜻이다.
그도 그럴것이 스프링캠프 현장에서는 요즘 박찬호가 훈련을 가장 열심히 많이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동기생 친구인 정민철 투수코치도 "훈련 시간 30∼40분전에 먼저 나와 훈련을 준비하는 등 메이저리그 출신답게 항상 모범을 보인다"고 인정할 정도다.
한화 구단은 일례로 스트레칭을 할 때 2인1조를 이뤄 서로 보조하는데 박찬호와 짝을 이루는 정민혁이 가장 열심히 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정민혁이 달리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박찬호가 엄격하게 감시하며 '빡세게' 굴리니까 요령을 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화는 박찬호를 '훈왕'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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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화 구단은 박찬호가 '2관왕'을 노린다며 '훈왕'에 이어 '교왕'이란 별명도 얻게 됐다고 전했다. '교왕'은 교육의 왕을 말한다.
구단은 증거자료로 박찬호가 후배 투수들을 모아놓고 견제자세를 조언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제시했다. 박찬호는 후배 투수들이 불펜 피칭을 할 때 감독의 시선처럼 유심히 관찰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견제구 던지는 요령 등 빅리그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틈틈이 전파하고 있단다.
그런가 하면 새로 입단한 용병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합류했을 때에도 유창한 영어 솜씨로 국내 선수들과의 상견례를 주선하며 영어 선생님같은 면모를 선보였다. 그래서 얻은 두 번째 칭호가 '교왕'인 것이다.
한화 구단은 이같은 사실을 독특한 포토 스토리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알렸다. 한화는 국내 구단중 유일하게 포털 사이트 '다음'과 제휴해 전지훈련지 이모저모를 알리고 있다.
'다음'으로부터 별도 뉴스 계정을 부여받아 한화 구단 소식을 전담해 올리는 것이다. 마치 한편의 코믹만화를 보는 것처럼 수십장의 사진에 유머넘치는 말풍선을 편집해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미국 현지 소식을 포토 스토리로 접하게 된 한화 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인기가 높다. 그 1, 2편 스토리가 박찬호의 2관왕 과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