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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리라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컷패스트볼 장착
뱀슬라이더 컴백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메이저리거다. 애리조나 시절이었던 2001년 팀의 마무리 투수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당시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이드암 투수인데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빠른 공을 던졌다. '업슛', '뱀직구'로 불렸던 150㎞대의 직구가 주무기였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솟아 오르는 구질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당장 업슛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업슛은 구속이 150㎞ 이상 나올때 가능한 구질이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국내 복귀 첫해 필살기로 삼을 구질은 바로 슬라이더다. 우타자의 경우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몸을 맞힐 듯 날아오다 바깥으로 휘어져 나가는 궤적이다. 다른 사이드암 투수의 슬라이더와 비슷하지만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구속이 빠른데다 휘어져 나가는 각도가 가파르다. 김병현이 이처럼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던지기 위해선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를 찾는 게 급선무다.
손목 힘 vs 콤팩트
8년만에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라이언킹'이라는 별명처럼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을 갖고 있는 이승엽이지만 '거포'가 된 원천은 손목힘이었다. 부드러운 스윙, 임팩트 순간의 손목 힘이 홈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다. 이승엽은 최근 몇년간 일본에서 슬럼프를 겪었다. 스윙할 때 중심이 무너지면서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 일본 투수의 정교한 제구력에 대처하다 생긴 나쁜 버릇이다. 흐트러진 타격 자세를 바로 잡는다면 타고난 손목 힘은 이승엽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다 줄 게 분명하다.
복귀파중 막내인 김태균의 강점은 역시 컨택트 능력이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한 콤팩트한 스윙은 장타로 연결된다. 문제는 허리다. 지난해 김태균은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일찍 한국으로 건너온 후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컴팩트한 스윙의 시작은 허리 힘이다.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면 김태균의 호쾌한 스윙은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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