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가르치면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이더라고."
이 코치는 올시즌 김성근 감독이 해임될 때 함께 유니폼을 벗으려 했다. 하지만 구단의 만류로 2군으로 이동해 시즌을 마쳤다. 시즌 뒤엔 휴식을 취했다. 2003시즌 SK에 부임한 뒤 처음 맞은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12월 초, 이 코치는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김경문 감독이 직접 전화를 해 NC에서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 코치생활을 하면서 김 감독과는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대전고 출신이기에 공주고 출신인 김 감독과 고교 시절 경기장에서 자주 만난 정도였다. 이 코치는 흔쾌히 NC행에 동의했고, 새해부터 팀에 합류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 코치의 영입에 대해 "우리 선수들은 아직 배울 게 많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많이 모셔올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중 젊은층에 속하는 전 코치와 이 코치에게 관록을 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코치는 11일부터 5일간 창원에서 스프링캠프 대비 훈련을 지휘했다. NC 선수단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NC 선수들은 마치 스펀지 같다"고 답했다. 가르치는 걸 받아들이는 흡수력이 좋다는 것. 이미 기본기가 잡혀있고 기량이 올라와있는 SK 선수들과는 정반대지만, 모처럼 가르치는 재미를 느끼는 듯 했다.
이 코치는 "사실 야구를 해온 습관이 있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게 더 어렵다. 지금 NC는 뼈대부터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젊고 의욕이 넘쳐서인지 가르치면서 보람이 클 것 같다"며 웃었다. 수없이 떠나본 전지훈련이지만, 이번엔 달라보였다. 이 코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선수단과 함께 출국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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