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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의 자신감은 '10%의 발전이 모여 큰 힘이 된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이대형은 지난해 타율 2할4푼9리에 그쳤다. 본격적인 1군 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뒤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에 비해선 분명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게 김기태 감독의 믿음이다. 마찬가지로 타율 2할5푼을 기록한 (작은) 이병규, 2할7푼6리의 이진영도 2012시즌에는 조금씩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외형상 LG는 전력이 약화됐다. 이번 겨울 들어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 등 주요 선수들이 FA 시장에서 다른 팀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남아있는 선수들에게서 해답을 찾고 있다. 분명 작년보다 나아질 선수들이 많으니, 그 결과물이 합쳐지면 팀의 등수를 끌어올리는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전적인 표현을 동원하자면, 티끌 모아 태산이다.
믿음을 유지시키는 건 희망적인 시선이다. 김기태 감독은 "투수쪽도 나쁘지 않다. 한 희 같은 젊은 투수들이 아주 야무지다. 봉중근도 나중에 돌아올 것이고, 김성현 같은 경우는 스피드가 시속 149㎞까지 나온다"며 웃었다.
사실 해마다 이맘때면 감독들은 "선수가 정말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팀을 이끄는 수장 입장에선 등 뒤의 뜨끈뜨끈한 난로 보다는 찬바람 들어오는 빈틈만 눈에 띄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단 앓는 표현들이 먼저 나오게 된다.
9년 연속 4강에 실패한 LG는 이제 그런 엄살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팀이 됐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은 되도록 희망적인 시선을 유지한 채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즌이 개막되면 김기태 감독이 믿었던 부분에서 조금씩 균열이 발생할 것이다. 1월에 구상했던 그대로만 굴러간다면 어떤 팀인들 4강에 못 들까. 그래도 김 감독은 "나쁘지 않다. 할만 하다"며 긍정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김기태 감독은 커다란 다이어리를 집어들더니 "올한해 내가 계획하는 것, 선수들에게 일어나는 일, 팀 현황이 이 안에 다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걸 어떤 내용으로 채워가느냐가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LG는 오는 15일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로 떠난다. 2012시즌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