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페즈, 리오스일까 키퍼일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01-09 14:48


로페즈가 KIA 출신 외국인선수의 성공사례를 이을까.

외국인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는 대개 예전보다 실력이 떨어졌을 경우가 많다. 만약 좋은 선수라면 그 팀에서 데리고 있지 굳이 다른 구단에 내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다른 구단에서 뛴 선수를 데려갔을 때 성공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일단 실력이 전보다 못한데다 그 선수에 대한 각 구단의 전력분석이 끝났기 때문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살아남기 힘들다.

그런데 유독 KIA 출신의 용병은 대성공을 거둔 경우가 있었다. 개리 레스나 다니엘 리오스가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 사례. 그 혜택을 누린 팀은 두산이었다.

2001년 KIA에서 7승9패 방어율 3.34를 기록하고 퇴출됐던 왼손 투수 개리 레스는 이듬해 두산과 계약했고, 16승8패에 방어율 3.87의 놀라운 성적을 거둬 일본에 진출까지 했다. 2004년 두산으로 돌아와서는 17승8패로 다승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 다시 일본무대를 노크했었다.

2002년부터 KIA에서 뛰었던 리오스도 두산에 가서 더 크게 성공한 케이스였다. 2002년부터 14승-10승-17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리오스는 2005년 시즌 중반 전병두와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06년 12승16패로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후 2007년 파란을 일으켰다. 무려 22승5패, 방어율 2.07을 기록하며 다승과 방어율, 승률 등 3관왕에 올라 MVP까지 거머쥐는 최고의 해를 보였다.


KIA에서 SK로 둥지를 옮긴 로페즈(가운데)가 MVP까지 오른 리오스(왼쪽)처럼 성공신화를 써내려갈지, 아니면 키퍼처럼 쓸쓸히 퇴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조선DB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다. 2002년 19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마크 키퍼가 그랬다. 2003년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두산에 왔지만 2004년 7승에 그치며 퇴출돼 별 재미를 보지 못했었다.

KIA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SK에 둥지를 틀게 된 로페즈도 다승왕 출신으로 제2의 리오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첫해인 2009년 14승5패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던 로페즈는 2010년엔 4승에 머무르며 좋지않은 행동으로 많은 구설에까지 올랐다. 지난해엔 전반기에만 10승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였지만 후반기 옆구리 통증으로 1승만 얻는데 그쳤다.

SK 이만수 감독은 로페즈의 성공을 확신했다. 실력은 확실히 검증된 투수로 몸상태와 팀 적응이 중요한데 박철영 배터리코치가 도미니칸리그에서 던지는 로페즈를 직접 봤고, 몸상태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또 쿠바 출신인 조 알바레즈 코치가 있고, KIA에서 함께 생활했던 최경환 코치까지 있어 정신적인 면에서도 로페즈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페즈가 리오스의 전철을 밟을까, 아니면 키퍼처럼 될까. 이만수 체제 첫 해의 성공 여부까지 걸려있어 팬들의 관심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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