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은 높아만 보였던 규정의 벽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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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시즌이 끝난 뒤엔 최영필과 이도형이 그랬다. FA 신청을 했지만 어느 구단도 불러주지 않았다. 수원 유신고-경희대를 졸업한 최영필은 97년 현대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고, 2001년부터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14년 동안 통산 35승55패 13세이브, 방어율 5.02를 기록했다. 에이스급은 아니었지만 선발과 중간계투가 모두 가능한 투수였다. 그러나 많은 나이와 보상규정으로 인해 구단의 외면 속에서 '미아'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리고 이 둘 역시 FA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FA 규정상 1월 15일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 1년간은 뛸 수 없다. 또 1년 뒤라도 타구단으로 이적할 경우엔 원소속구단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 나이 많은 선수를 보상까지 해가며 잡으려는 구단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그런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1년간 몸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 자체가 가정이 있는 선수에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한화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최영필에 대한 보상권리를 포기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KBO는 검토한 뒤 지난 3일 승인했다. 보상규정이 사라지자 다시 그를 보는 구단이 생겼고 결국 연고구단인 SK의 품에 안겼다.
74년생인 그는 올해 38세가 된다. 불가능해보였던 규정의 벽을 뚫은 그의 열정이 이번엔 나이의 벽도 뚫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