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은 100타점이다.
이들이 올해 홈런을 펑펑 쳐줬으면 하는 기대가 높은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홈런이 전부일까.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 스포츠닛폰은 1일자 웹사이트를 통해 이대호를 'V탈환의 사자(使者)'라 표현하며, 오카다 감독이 개막전 4번타자로 지명한 이대호가 96년 이래 첫 우승을 이끌 것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V탈환의 사자(使者)'는 결국 '우승 청부사'란 의미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지나치게 홈런을 강조하면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대호가 일본 첫해인 올시즌에 100타점을 거둘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단한 성공이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선 퍼시픽리그에서 100타점 이상이 두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센트럴리그에선 아예 없었다.
100타점 자체가 수월치 않은 목표지만 그래도 홈런을 강조하는 것 보다는 타자 입장에서 훨씬 낫다. 타점을 노리다보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이미 "용병에게 홈런 옵션을 걸면 안 된다. 그 보다는 타점을 강조하는 게 백번 낫다"고 말한 바 있다.
세자릿수 타점이 갖는 중요성은 이승엽과 김태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세자릿수 타점은 삼성 최형우(118개)와 이대호(113개) 뿐이었다. 따라서 올해 이승엽과 김태균이 100타점을 돌파한다면 대단히 성공적인 컴백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물론 팬들은 늘 홈런을 원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쏟아질 집중견제를 감안해야 한다. 홈런은 마음먹은대로 나오기 어렵다. 타점은 조금 다르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갖고 있는 기량을 고려하면, 필요할 때 1,2점씩 뽑아내는 능력은 충분하다. 이렇게 타점을 쌓아올리다보면 어느 순간 홈런도 물흐르듯 나올 것이다. 이승엽도 과거 한국에서 뛸 때 이미 "일단 좋은 안타와 타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타점은 홈런의 부산물이 아니다. 홈런을 양산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선수 본인이야말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