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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잔디 환경의 KIA, 어떻게 바뀔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2-23 14:58


◇KIA 안치홍(왼쪽)과 이용규가 타구를 잡기 위해 전력으로 달리는 모습.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잔디 그라운드, KIA를 춤추게 할 수 있을까.

올 시즌 딱딱한 그라운드로 인한 연쇄 부상에 신음했던 '호랑이군단' KIA가 내년에는 이런 고민을 털게 됐다. 광주 무등야구장의 낡은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푹신한 천연잔디를 까는 공사가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당장에 여러가지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숙제도 생겼다. 과연 새로운 천연잔디 그라운드는 KIA에 어떤 파급효과를 안길까.

피로도 감소, 공수에 활력소가 된다

올 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IA는 후반기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보이며 결국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 때문이다. 이러한 연쇄 부상의 근본 요인으로 지적된 것이 바로 홈구장의 딱딱한 인조잔디 그라운드였다. 충격흡수율이 적은 인조잔디 그라운드를 홈으로 쓰다보니 발목과 무릎, 허리 등에 충격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KIA는 시즌 종료 후 광주시와 함께 천연잔디 그라운드로 교체를 결정했다. 공사는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내년 시즌부터 KIA는 천연잔디 그라운드를 홈으로 쓰게된다.

이로 인해 얻게되는 플러스 효과는 많다. 가장 먼저 선수들의 피로도 저하다. 푹신한 잔디그라운드가 충격완충 작용을 하게 되는 것. 또한 더운 여름철에도 지열을 감소시켜 선수들에게 쾌적한 경기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선수들의 피로도를 감소시킨다.

피로도의 감소는 곧 집중력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집중력은 신임 선동열 감독이 선언한 '지키는 야구'의 필수요소다. '지키는 야구'를 소화하려면 탄탄한 수비가 필수인데,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을 수록 수비력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층 스피디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다. 부상 위험요소가 줄어들면서 도루나 베이스러닝을 한층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새 그라운드에 대한 적응이 필수


여러 장점이 있지만, 선수들이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경기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기 위해서는 새 그라운드에 대한 적응이 선행과제로 해결돼야 한다. 특히, 수비수들은 인조잔디 그라운드와 천연잔디 그라운드의 특성 차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차이가 바로 타구 스피드다. KIA 주전 2루수 안치홍은 "확실히 천연잔디에서의 타구 스피드가 훨씬 빠르다. 대전이나 광주구장에서 내야수들에게 잡힐 만한 타구가 잠실이나 부산같은 천연잔디 구장에서는 빠지는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층 빨라질 타구 스피드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내야수의 경우 올해보다 좌우 풋워크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수비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요소도 있다. 부드러운 잔디를 이용해 보다 역동적인 수비동작이 가능하다. 안치홍은 "인조잔디에서는 스파이크가 걸려 발목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못했던 동작을 천연잔디에서는 시도해 볼 수 있다. 슬라이딩 캐치나 역모션 수비가 훨씬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역동적 수비를 위해서는 새 구장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때문에 내년 1월 진행되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는 천연잔디에 대한 적응이 주요과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안치홍은 "캠프에서 연습을 하겠지만, 역시 새 구장에 맞게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새 잔디 그라운드는 길이 덜 든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천연잔디 그라운드의 환경에 하루 빨리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제가 해결된다면 내년 시즌 광주구장에서는 한층 역동적인 KIA 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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