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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한국 복귀를 결정지어준 것은 이른바 '박찬호 특별법'이다. 원래 규정대로 하면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뒤 2013년부터 뛸 수 있지만 한화를 제외한 8개 구단이 대승적으로 양해해 준 덕분에 '특별법'이 통과됐다.
박찬호의 입단식도 특별했다. 이례적으로 구단 사장을 비롯해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했다. 연고지 대전도 아닌 서울에서 입단식을 여는데 주장과 투수 조장, 간판 선수 김태균까지 참가해 축하해준 것은 박찬호에 대한 특별한 대우였다.
하지만 앞으로 '선수' 박찬호에 대한 특별대우는 사라지게 됐다. 한화 구단이 내년 시즌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 박찬호 '무차별'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항간에 억측으로 나도는 말처럼 박찬호가 한화 선수단에서 특별한 열외로 인정받아 기존 선수들과 차별 대우를 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경기장에서 별도 라커를 쓴다거나 원정경기를 갔을 때 특별 숙소를 사용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게 노 단장의 설명이다. 노 단장은 "박찬호는 같은 한화 선수의 일원이다. 먹는 음식은 물론 보급되는 용품도 달라질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노 단장은 이같은 방침을 밝힌 것은 박찬호에 대한 억측이 나돌기 때문이다. '박찬호 워낙 큰 무대에서 생활하다 왔기 때문에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원정경기 잠자리나 음식 등을 이용할 때 지방 구단 한화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게 그 억측이다.
이제 박찬호가 한화의 선수가 된 이상 더이상 듣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방치했다가는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박찬호에 대한 선입견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그래서 한화는 박찬호가 팀내 최고참으로서 예우를 하되 선수로서의 대우에는 '보통사람'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야 박찬호도 살고, 기존 선수들의 사기도 살리는 '상생전략'이다.
한대화 감독도 지난 20일 입단식을 하면서 "어느 팀이든 나이먹은 선수를 배려해주듯 박찬호를 고참으로서 배려해줄 것이다. 하지만 박찬호도 팀 선수다. 팀마다 고유의 룰은 기존의 선수들과 똑같이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고 말한 바 있다.
다행히 박찬호는 "앞으로 팀워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고, 주장 한상훈과 투수조장 박정진과의 별도 미팅에서도 소통을 강조하는 등 한화 분위기에 녹아들겠다는 자세다.
한화 구단이 "박찬호에 대한 특별대우 없음"을 일찌감치 선언한 것 자체가 박찬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