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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찬호의 성공가능성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2-13 13:32


이제 현실이 됐다. 박찬호가 한국의 야구장에서 한국 선수들과 승부를 한다.

박찬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까하고 궁금증을 가진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얘기로 갑론을박을 벌이다가도 과연 한국에 올까하는 문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투수인 박찬호가 한국에서 던진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젠 내기를 걸어도 되는 상황이 됐다. 과연 박찬호가 내년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최우선 고려대상은 박찬호의 나이다. 내년이면 만 39세가 된다. 한국투수 중 최고참이다. 국내 프로야구 30년 동안 39세에도 공을 던진 투수는 송진우를 비롯해 12명에 불과하다. 한때 프로야구를 호령한 에이스도 나이가 들면서 구위가 떨어졌고,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킨 투수들은 대부분이 제구력을 바탕으로 좋은 변화구를 가지고 있었다.

박찬호는 강속구 위주의 투수였다. 전성기때는 150㎞를 훌쩍 넘기는 '라이징 패스트볼'로 덩치 큰 서양 선수를 윽박질렀다. 나이가 들수록 구속은 떨어졌고,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게 됐다. 그가 던지는 커브나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는 국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또 많은 경험이 있어 상대를 승부하는 요령이 좋다. 수많은 경험을 했기에 웬만한 위기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자신의 구위에 따라 살아남는 법을 찾아내며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킨 프로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일본에서 2군에 오래있었지만 1군에서 못던질 정도로 나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2군에 내려갔다가 1군 복귀를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이후엔 오릭스의 선발진이 너무 좋아 기회가 없었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박찬호를 포스트시즌 때라도 기용할 생각으로 2군 리그가 끝난 뒤에 어린 선수들이 참가하는 교육리그에 보내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한 점도 박찬호의 내년시즌을 기대케 하는 부분.


박찬호가 지난 2010년 1월 한화의 하와이 전지훈련에 참가해 류현진에게 투구 그립을 설명해주는 모습. 내년시즌엔 박찬호와 류현진이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KBO이사회는 13일 박찬호가 한화에 입단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스포츠조선DB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공격적인 타격을 하는 미국야구와 달리 볼을 골라내는 일본, 한국야구에 적응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올시즌 오릭스에서 7경기에 등판해 1승5패, 방어율 4.29의 성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박찬호의 변화구는 좋다. 그러나 그 변화구를 살리기 위해선 빠른 직구는 필수다. 140㎞ 초반의 직구는 정확한 제구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한국 타자들에게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박찬호라는 이름이 선수들에게 예전의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이기고 싶은 상대가 된 점도 박찬호에겐 불리하다.

선수들이 박찬호를 상대할 때 눈빛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제 꺾어야할 상대가 됐고 박찬호에게서 안타나 홈런을 친다면 그것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전성기 때 상대한다면 메이저리거라는 것만으로도 주눅이 들 수 있지만 지금은 노장 투수다보니 심리적인 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분명 그의 실력과 정신력을 본다면 꾸준히 기회를 얻을 경우 두자릿수 승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초반이다. 초반 국내 야구에 적응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타자들에게 당하고 한화의 팀 사정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면 박찬호에게 기회가 오랫동안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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