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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태균 입단까지 막전막후 뒷이야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2-13 12:09


김태균이 독수리 날개를 달았다. 한화와 연봉 15억원에 입단계약을 마친 김태균은 12일 대전 리베라 호텔에서 공식 입단식을 갖고 한화맨이 됐다. 김태균이 한화 정승진 대표이사와 함께 유니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12,12


"김태균 최고 연봉 오래전부터 결정됐다."

김태균(29) 입단식을 마친 한화 구단은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올시즌 최고의 화제였던 김태균 입단 문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면에 또다른 이유가 있다. 그동안 김태균 입단 문제와 관련해 보안유지를 하느라 사실상 '007 작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걸 다 이루었으니 그동안 긴박했던 과정들을 무용담처럼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알고 보니 한화는 김태균이 귀국하는 순간부터 물밑에서 치열한 영입경쟁을 벌이다가 극적으로 잡는데 성공했고 사상 최고연봉(15억원)과 입단계약서는 벌써부터 결정돼 있었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규정과 관행을 지키기 위해 김태균 입단조건 관련 정보를 비밀에 부칠 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치열한 물밑경쟁 "김태균 잡아올게"가 평정했다

노 단장은 "김태균이 귀국한 뒤 국내 복귀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전쟁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난 6월 말 허리부상 등을 이유로 중도 귀국했다. 이어 1개월 뒤 지바 롯데와의 퇴단 방침을 밝히며 국내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기에 김태균을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타났다. 한화 구단이 파악한 바로는 3개 구단이 김태균에게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거나 김태균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한화 구단은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언론 등을 통해 김태균이 일본으로 떠날 때 '한국으로 복귀하게 되면 한화로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강조하며 김태균 단속에 나섰다. 당시 김태균은 지바 롯데 소속의 몸이어서 대놓고 접촉을 하지 못하고 어떤 형태로든 한화의 의지를 전했다. 결정타는 8월 7일 나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잠실구장을 방문해 "김태균 잡아올게"라고 약속한 것이었다. 이 한 마디에 경쟁 구단들은 손을 놓기 시작했다. 실제 노 단장은 한 구단으로부터 김태균 영입을 포기하겠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연봉 15억원 벌써 정해졌다

김 회장의 발언으로 주도권을 쟁취하는 하는데 성공했다고 판단한 한화는 김태균 몸값 책정에 들어갔다. 몸값 책정 기준은 한화가 지난 2009년 김태균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 FA 계약으로 제시했던 금액(4년 총액 60억여원 추정)과 시장가격이었다. 당초 김태균을 영입하기 위해 나섰던 구단들이 제시하려고 했던 금액에 대한 정보도 감안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나 시장가격 여론을 종합한 결과 최소 10억원 이상의 순수연봉을 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옵션이었다. 노 단장은 "김태균을 영입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김 회장님의 전폭적인 지원 의사가 나오고 난 뒤 옵션 달지말고 화끈하게 최고 연봉으로 힘을 실어주자는 내부 의견이 대세였다"고 말했다. 김태균의 사상 최고연봉은 이대호가 롯데와 FA 협상(11월)을 하기 훨신 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입단계약서 12월 2일 도장찍었다

노 단장은 지난 2일 김태균과 2차 협상을 가진 뒤 3일부터 8일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단장단 윈터미팅에 참가했다. 당시 한화 구단은 입단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위한 마무리 작업은 노 단장이 귀국한 뒤 하던지 노 단장이 출장중인 동안 담당 운영팀에서 처리할 것이고 밝혔다. 이후 12일 오전 계약서를 발표한 뒤 그날 오후 입단식을 치르는 극적인 효과를 연출했다. 하지만 계약서 도장은 지난 2일쯤 벌써 찍혀있었다. 템퍼링(사전접촉금지) 문제와 각종 일정 때문에 발표만 늦춘 것 뿐이었다. 2일은 일본프로야구기구가 공식적으로 김태균의 퇴단을 공시하는 날이었다. 이 때 서둘러 발표를 하면 괜한 템퍼링 시비에 걸릴 수 있다. 5일 이승엽이 삼성과 계약하기 전에 발표할 수도 있었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기 힘든 토, 일요일이 끼어 있었다. 이후 각종 야구 시상식일 줄줄이 걸리면서 13일 '박찬호 특별법'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12일이 '길일'로 낙점됐다. 이 과정에서 진작부터 보도자료를 작성해 놓고 있던 한화 프런트들은 연봉 15억원에 대한 정보가 새나갈까봐 철저하게 함구령을 내렸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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