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수상자들, 이보다 감격스러울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12-11 16:11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된 한화 유격수 이대수가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도중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부모님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올해 프로야구 최대 트렌드는 '초보'였다. 초보 사령탑 삼성 류중일 감독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를 석권하며 초보 트렌드의 정점을 찍었다. 11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 한 시즌을 정리하는 마지막 무대에서도 역시 초보들이 빛을 발했다. 수상자 10명 가운데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은 선수는 6명이나 됐다.

이들은 황금 장갑을 받아든 순간, 감격과 설렘을 눈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프로 11년차 한화 유격수 이대수(30)는 닭똥같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나이 서른에 이룬 꿈, 감격을 감출 수 없었다. 이대수는 "10년전 신인때 생각했던 꿈을 이 자리에서 이뤘다. 오늘 이후로 더 높은 꿈을 향해 노력하겠다. 새로운 기회를 주신 한대화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소감의 말을 시작했다.

이어 팬들의 연호가 쏟아졌다. 이대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대수는 "오늘 이 자리에 부모님이 오셨는데..."라고 말을 잇다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를 돌아본 뒤 겨우 말을 이어갔다. 이대수는

"부모님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가족들과 늘 내 뒤에서 내조해주는 아내에게 고맙다. 아들, 딸 낳아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대화 감독은 직접 단상에 올라 꽃다발을 전하며 꿈을 이룬 베테랑 내야수를 축하했다. 이날 시상식의 압권이었다.

외야수 수상자 롯데 손아섭 역시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손아섭은 "굉장히 떨린다. 많이 부족한 선수임에도 믿음없이 기용해 주신 양승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기 시작했다. 영광을 안은 감격의 후유증이었을까.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믿음없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이어 손아섭은 "LG로 가신 김무관 타격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상을 투표해 주신 기자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면서 "올해 수비도 아주 좋아졌는데, 조원우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루수 수상자 KIA 안치홍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골든글러브라는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지만 아직 한창 멀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인정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3루수로 첫 수상의 영광을 안은 SK 최 정 역시 "이런 영광올 줄 몰랐다. 좋은 분들이 주변에 많아서 탄 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기쁨을 만끽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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