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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충분히 고려해 이미 기준을 세웠다."
올해 윤석민은 투수 4관왕(다승, 방어율, 탈삼진, 승률)을 차지하면서 생애 첫 정규시즌 MVP가 됐다. 이어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MVP를 독식하는 추세다. 이런 독보적인 성과 덕분에 내년 시즌 연봉이 과연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같은 팀 타자인 김상현이다. 김상현이 바로 KIA의 역대 최고연봉 인상률(361%)을 기록한 선수이기 때문.
김상현은 2009년 타자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을 차지했고, 그해 정규시즌 MVP가 됐다. 윤석민과 엇비슷한 내용이다. 결국 김상현은 2009시즌 후 연봉협상에서 무려 361%가 인상(5200만원→2억4000만원)된 연봉 홈런을 터트렸다. KIA는 칭찬에 인색한 구단이 아니었다. 때문에 윤석민의 연봉 협상도 '김상현 케이스'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다.
김 단장은 "김상현은 당시 연봉이 5400만원밖에 안돼서 300%가 넘는 인상률이 가능했다. 하지만, 윤석민의 올해 연봉은 1억9000만원이다. 팀의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해 이에 대한 인상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봉이 많을수록 인상률은 조금씩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이어 김 단장은 "게다가 2009년에는 한국시리즈 프리미엄이 있었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그룹에서 연봉 예산이 30% 정도 높게 책정된다. 그 밑으로 갈수록 규모는 점점 줄어든다. 올해는 4강을 했기 때문에 내년 총연봉 예산규모는 10%정도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룹에서 정해준 전체 연봉예산 안에서 모든 선수들의 인상 및 삭감분을 현명하게 조율하는 것이 구단의 숙제다. 김 단장은 "MVP의 마음을 서운하게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솔로몬의 해법'이 필요한 KIA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