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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SK 보상선수 지목, 퉁칠 확률 높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2:51



"정말 절묘하게 묶어놨다. 뽑을 선수가 없다."

롯데와 SK의 관계자들은 너무 어려운 선택이라고 한목소리다. 서로간 제출한 보호선수 명단을 봤지만 내심 원했던, 그리고 확 눈에 들어오는 선수의 이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와 SK의 보상선수 지목, 과연 어떻게 결론을 맺을까.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SK 좌완투수 이승호를 영입했다. 반대로 SK는 롯데로부터 우완 임경완을 데려왔다. FA 영입 보상절차에 따라 양팀은 해당선수의 연봉 200%와 함께 각각 1명의 선수를 보상선수로 지목할 수 있다. 이미 양팀은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교환했다. 롯데가 7일, 그리고 SK가 9일까지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양측 모두 "우리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정말 절묘하게 보호선수를 묶어놨다"고 한숨이다.

대개 보호선수를 묶을 때는 상대팀이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원하는지에 따라 전략이 바뀌게 된다. 이번 경우는 양팀 모두 상대가 어떤 포지션을 원하는지 간파한 경우다. 롯데와 SK 모두 마운드 보강이 절실한 팀. 하지만 양팀의 보호선수 명단에는 눈을 씻고 봐도 쓸만한 투수가 없다는 게 양측의 똑같은 반응이다. SK쪽 명단을 본 롯데의 한 관계자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유망주급 투수들도 모두 포함돼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단 급한쪽은 롯데다. 롯데가 7일 먼저 지명하는 것을 본 후 9일 SK가 지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2가지다. 첫째, 정 마음에 드는 투수가 없다면 야수 중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선수를 지명하는 것이다. 즉시 전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트레이드 카드로 고려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야수자원이 넘치는 롯데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둘째로는 그래도 투수 중 가장 나은 선수를 찾는 방법이다. "즉시 전력감은 아니지만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가 1명 있다"는게 롯데측의 얘기다.

하지만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결국 SK다. SK의 경우 정말 아까운 선수를 롯데가 지목했다 생각되면 다시 데려오면 된다. SK의 관계자는 "명단을 짤 때 딱 1명의 선수를 놓고 고심했다. 그 선수가 조금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마땅히 데려올만한 자원이 없다면 SK 선수가 굳이 롯데 유니폼을 바꿔입는 것을 볼 필요가 없다는게 SK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때문에 롯데가 지목한 선수를 SK가 다시 데려가는, 시쳇말로 양팀이 퉁치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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