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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오른 삼성이 더 강해졌다.
삼성이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팀방어율 1위(3.35)의 막강한 방패 덕분이었다. 6명이 선발로 나서도 될 정도로 풍부한 선발진에 권오준-권 혁-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그 어느 팀도 넘을 수 없는 튼튼한 벽이었다. 삼성의 타자들은 이길 수 있는 점수를 뽑아주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팀타율이 2할5푼9리로 6위에 머물렀다. 팀홈런도 95개로 4위. '홈런킹' 최형우가 30개의 홈런을 쳤지만 그 뒤가 박석민의 15개였다. 기동력과 찬스에서의 집중력으로 득점은 3위에 올랐지만 아무래도 장타가 없다보니 예전 삼성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호쾌한 공격야구엔 모자라는 느낌이었다.
이젠 이승엽의 가세로 삼성의 타선이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이승엽 영입의 효과가 크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을 붙박이 3번타자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이승엽은 "3번은 떠나기전에 주로 쳤던 타순이다. 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인데 3번을 치게해주시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3번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이럴 경우 이승엽의 후속타자인 4번 최형우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아무래도 투수들에게 이승엽의 장타력은 위압감을 준다. 예전처럼 피하는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다음 타자인 최형우와 승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올시즌 홀로 집중견제를 받으면서도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던 최형우에겐 이승엽의 가세가 더 좋은 기회가 된다. 이승엽이 홈런을 칠 경우는 최형우의 타점 기회를 날린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 이승엽이 출루해 최형우에게 더 많은 찬스가 올 수 있다.
이승엽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팀 전체에 큰 호재다. 한국에서 9년간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이승엽은 일본에서 단맛, 쓴맛을 다 맛봤다. 이러한 많은 경험이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승엽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전 삼성시절엔 중심타자였지만 팀내에서는 중간정도의 위치로 내가 할 것만 잘하면 됐지만 이젠 팀내 서열 2위가 돼 후배들도 챙겨야할 위치가 됐다. 8년간 떠나 있으면서 경험과 연륜이 쌓였기 때문에 후배들과 융화돼서 돌아오길 잘했다느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류 감독 역시 팀내 고참으로서의 이승엽에 대한 기대가 크다. "풍부한 경험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멘토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승엽이 있을 때 삼성은 국내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삼성은 이승엽을 영입하며 투-타 최강의 '퍼펙트 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