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소뱅과 아시아시리즈 했었다면…"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12-02 08:58


이범호는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단을 축하하면서 "우리팀이 우승해서 갔었다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1.09.08/

이범호는 소프트뱅크 시절 동갑내기 유격수 가와사키(왼쪽)와 친하게 지냈었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가와사키와 함께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송정헌기자 songs@sportschosun.com

"우승해서 갔었으면 좋았을텐데…"

KIA 이범호는 지난달 29일 TV 앞에 앉았다. 삼성과 소프트뱅크 간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한·일 간 국가 대항전의 의미를 떠나 이범호로서는 같한 관심을 끄는 경기였다. 일본 우승팀이 2010년 소속팀이었던 소프트뱅크였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이 나온 경기를 보니까 좋더라구요." 아쉬움도 있었다. 소속팀 KIA가 우승했더라면 대만에서 반갑게 조우해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

소프트뱅크 출전 선수 중 가장 반가웠던 인물은 동갑내기 특급 유격수 가와사키 무네노리(30)였다. 2004년 최다안타(174)와 최다도루(42)를 기록하며 일본 국가 대표 유격수로 자리잡은 그는 잘생긴 외모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다. 장난기 넘치는 유쾌한 성격으로 이범호의 외로운 일본 생활에 큰 힘이 돼줬던 친구. 가와사키는 결승전 9회 2사후 삼성 오승환의 초구를 당겨 2루 땅볼로 물러나며 패배를 확인하는 마지막 타자가 된 바 있다.

이범호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같한 사이다. "제 결혼식에도 와준 친구죠. 이번 재팬시리즈에 앞서 통화도 했어요. 전화로 하는 일본어가 쉽지 않아 그냥 잘하라고만 했죠. 이 친구 내년에 결혼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친구 간의 국가대향전.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른다. 올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한 가와사키는 존경하는 선배 이치로의 뒤를 따라 메이저리그 시애틀 입단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 불발된 대만에서의 해후. 올시즌 KIA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MVP급 활약을 펼치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찾아온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 중심타선의 최후 보루였던 이범호의 이탈과 함께 팀도 추락을 면할 수 없었다. 아쉬움 속에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지켜본 이범호. 그는 조용히 내년 시즌의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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