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진우, '거물 본색'이 살아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1-28 12:56


6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SK전에서 KIA 김진우가 8회 등판해 SK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광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10,06

'선동열 후계자'가 부활한다.

KIA 선동열 감독이 주도하는 '김진우 부활 프로젝트'가 무르익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치른 첫 실전등판에서 무리없는 투구로 합격점을 받았다. 점차 전성기의 모습을 회복해가는 모습이다.

김진우는 지난 27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했다. 지난 2일부터 치러지고 있는 휴가 마무리캠프에서 내내 연습만 하다가 25일만에 처음으로 실전경기에 출격한 것. 김진우는 이날 팀이 4-1로 앞선 4회말, 선발 홍건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인 6번 이승주를 가볍게 1루 땅볼로 잡아낸 김진우는 후속 신현철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후 문우람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시 2사 1루에서 유재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이날 성적은 1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

25일 만의 실전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 김진우는 이날 직구(141~143㎞)와 커브(122~124㎞), 체인지업(129~131㎞) 등 3가지의 구종을 가지고 넥센 타선을 상대했다. 김진우가 4년간 야구계를 떠났다가 지난 6월 중순에 복귀했고, 게다가 시즌 종료 후 마무리캠프라는 점을 감안하면 직구 스피드가 상당히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진우는 지난 10월 SK와의 준플레이오프 때 직구 최고구속 147㎞를 찍었고, 커브는 120㎞대 중반~130㎞ 초반까지 나왔다. 이 때가 가장 몸이 좋은 상태에서 전력투구를 했다고 보면된다.

그러나 마무리캠프에서는 몸을 만들고, 밸런스를 새롭게 조정하는 시기다. 경기에 나서더라도 훈련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100% 전력투구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준플레이오프 때와 비교해보면 구속저하가 그리 크지 않다. 그만큼 김진우의 몸상태가 잘 만들어져가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김진우는 이날 1이닝을 단 16개의 공으로 끝냈다. 상대 타선이 2군급임을 감안해도 경제적인 투구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진우가 첫 실전등판에서 호투했다는 것은 그만큼 선동열 감독의 투수진 강화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선 감독은 이번 캠프에 앞서 투수진에게 '3000구 투구'를 숙제로 내줬다. 훈련량을 끌어올리면서 경쟁력을 키우라는 뜻. 김진우는 누구못지 않게 이 훈련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선 감독도 김진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때 '선동열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김진우는 "다시 없는 기회다. 내게 이런 기회가 생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최대한 감독님의 노하우를 내것으로 만들겠다"며 캠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선 감독의 '수제자'가 된 김진우가 다시 정상에 서게 될 날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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