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안전장치인가, 유명무실한 조항인가.
그간 원소속구단과 해당선수의 협상과정을 지켜본 타 구단들이 선수가 원하는 조건을 맞춤형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계약이 빨리 성사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3~4년간 수십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계약치고는 너무나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원소속팀의 협상이 부실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사전 교감이 없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다소 위험한 가설이긴 해도 '사전 접촉'의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지난 99년 스토브리그에서 처음으로 FA제도가 시행되면서 KBO는 '탬퍼링(사전접촉 금지) 규정'을 만들어뒀다. 원소속구단의 우선협상 권리를 인정해주고, 타 구단이 이를 어길 시 페널티를 부여하는 규정이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는 없는 규정이지만, 선수 시장이 협소한 국내 현실을 감안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과도한 몸값 상승을 막고, 또 해외구단들의 선수 빼가기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