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LG전자 유상증자한 트윈스, 이번 겨울 큰손 아니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5:22


LG 전자가 최근 유상증자를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에서 LG전자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함께 재계 라이벌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해외 판매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금까지는 경제계 소식이다. 그런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따로 놓고 볼 이야기가 아니다.

LG전자 대표이사인 구본준 부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다. 구 부회장이 운영하는 LG전자에 돈이 떨어졌다. 모그룹인 LG 전자의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야구단도 긴축 재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LG는 지난 수년간 스토브리그의 '큰손'이었다. FA 시장에 나오는 대어들을 주저없이 붙잡았다. LG 전자가 휴대폰 판매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지난 2006년 겨울엔 FA 박명환을 당시 투수 최고액(4년간 최대 40억원)으로 계약했다. 또 한국시리즈 3차례 우승을 거둔 김재박 감독을 최고 대우(3년 15억5000만원)로 영입했다. 다음해엔 FA 이진영, 정성훈을 모두 잡았다. 1~2년 사이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 2009년 시즌이 끝난 뒤엔 수십억을 넥센에 주고 현금 트레이드(25억원)로 이택근을 데려왔다. 지원금의 근원은 LG 전자였다.

하지만 올 겨울은 예년과 달라졌다.

FA '최대어' 이대호와 일본에서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을 놓고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구단으로 LG도 거론됐다.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LG는 외부 FA 영입에 일찌감치 발을 뺐다. 모 기업에 손을 벌릴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갖다 쓴 돈도 많은데다,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내지 못해 민망한 상황이다.

팀 내 FA를 붙잡는데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LG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6명(이대진, 송신영, 조인성, 이상열, 손인호, 이택근)에 이른다. 여기에 '큰' 이병규와도 재계약을 해야 한다.

LG 구단은 이들과의 계약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FA 신청 여부를 지켜본 뒤 협상 기간이 되면 선수들의 의사를 들어볼 생각이다. 쉽게 말해 "떠나고 싶으면 떠나도 된다"라는 분위기다. 선수들에게 휘둘리는 계약은 하지 않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LG가 모기업인 LG전자의 자금력이 떨어지면서 이번 겨울 FA 시장에선 예년과 같은 큰손으로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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