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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김 감독을 선임하자 두산에서 선보였던 '화수분 야구'가 신생구단에서 재현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김 감독은 2004년부터 8시즌 동안(2011시즌 중도 퇴진)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끝없이 발굴해 스타로 만들어냈다. 신고선수 출신인 손시헌 이종욱 김현수, 유망주에 불과했던 고영민, 이적 후 꽃을 핀 최준석 임재철 이원석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러한 김 감독의 '화수분 야구'는 NC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11일 강진에서 만난 김 감독은 "야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가 젊다고 잘 하는 게 아니다. 경험이 중요하다. 방출의 아픔이 있는, 프로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들이 스타가 됐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새롭게 해보려는 선수들이 용기를 잃지 않게끔 골고루 기회를 주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선수단 전원을 테스트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 9년차로 야수 최고참인 주장 김동건(전 SK)을 예로 들며 "야구에 모든 걸 던진 모습이다. 경험이 많다 보니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동건이 같은 선수들이 야구를 잘했으면 한다. 계속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NC에 자신의 색깔을 덧입히고 있다. 두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경문 사단'을 대거 영입한 것. 박승호 2군감독과 김광림 타격코치, 강인권 배터리코치를 두산에서 데려온데 이어 최일언 SK 2군 투수코치와 이동욱 LG 2군 수비코치 영입도 김 감독에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또한 신인 최고계약금인 3억을 받고 입단한 왼손투수 나성범을 외야수로 전향시키기도 했다. 구단과 본인과 상의해 내린 결정이지만, 김 감독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 김 감독은 나성범을 NC의 3번 타자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울 생각이다. 그는 "나성범의 실력은 아직 잠재력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우리 팀의 간판 스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했다. 나성범은 김 감독의 첫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일은 김경문 감독의 54번째 생일이었다. 11명의 코치진과 52명의 선수단은 바쁜 훈련 스케줄을 쪼개 김 감독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케이크를 자르며 노래를 부른 조촐한 생일파티였지만, 김 감독은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그는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는데 바쁜 와중에 챙겨준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좋은 야구로 모두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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