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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접전때 몸으로 밀어붙이는 '보디체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2차전. 1점차로 지고 있던 SK는 8회초 공격서 최동수가 삼성 오승환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이때 2루주자가 3루를 돌아 홈에서 슬라이딩을 했지만 삼성 중견수 이영욱의 정확한 송구에 가로막혀 태그아웃됐다.
28일 시리즈 3차전에선 4회초 삼성 공격때 보디체크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왔다. 2사 2루에서 삼성 진갑용이 좌익수쪽 안타를 쳤다. 2루주자 강봉규는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송구 방향 때문에 SK 포수 정상호가 홈플레이트를 막게 됐다. 강봉규는 슬라이딩 대신 보디체크를 했다.
두 경우 모두 포수가 공을 받으면서 홈플레이트를 가리는 형태가 됐다. 한번은 슬라이딩, 또다른 장면에선 보디체크가 나왔는데 타이밍상 각각 그런 플레이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들이받지 않으면 다친다
강봉규와 정상호의 충돌 케이스에선 두 선수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부상은 없었다. 강봉규가 적당한 선에서 들이받았고 정상호 역시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양팀 코치들은 "우리도 메이저리그처럼 가야 한다. 선후배 관계 때문에 보디체크를 못 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주자가 포수를 피해서 슬라이딩을 하려다가 되려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정규시즌에서도 홈대시하던 주자가 플레이트를 가린 포수를 피해서 옆으로 돌아 슬라이딩을 하다가 옆구리쪽에 부상을 입거나 혹은 손을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코치들은 "아무 때나 보디체크를 하라는 건 아니고,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가리고 있을 때는 무조건 들이받으면서 들어가는 게 정석이다. 주로확보는 기본적으로 주자의 권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습관을 깨야한다
엄밀히 말하면 홈에서 접전 상황이 됐을 때 주자가 무조건 보디체크를 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홈플레이트를 몇미터 남겨놓은 상황까지는 상대 포수가 주로를 막지 않고 서있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마지막 순간에 송구 방향에 의해서든, 아니면 포수의 의식적인 움직임에 의해서든 3루쪽으로 치우치며 공을 잡게 될 때가 있다. 주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포수가 일부러 이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바로 이럴 때 슬라이딩을 택했던 주자가 얼굴쪽을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쨌거나 일종의 습관이라는 게 코치들의 설명. 우리나라 포수들이 홈플레이트를 쉽게 막아서는 건, 상대가 보디체크를 어지간해선 안 한다는 인식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자들 역시 되도록이면 몸으로 들이받는 습관이 배어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포수가 손쉽게 생각하고 주로를 막곤 한다. 습관을 깨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양쪽 모두 보디체크를 의식하고 있을 때 오히려 부상이 덜 나온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무대에선 포수는 의식적으로 홈을 가릴 수밖에 없다. 주자 또한 그냥 밀치고 들어가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정규시즌에 비해 훨씬 높다. 그래서 강봉규와 정상호의 홈 충돌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인상 깊은 장면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