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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부진' 권 혁, 삼성의 유일한 약점?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30 16:01


삼성 권 혁. 스포츠조선DB


유일한 왼손 불펜, 권 혁의 부진이 심상찮다.

한국시리즈서도 삼성 불펜진의 힘은 여전하다. 4경기서 오승환이 2세이브, 안지만이 3홀드를 기록하며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권오준은 2차전서 0-0이던 6회 1사 2,3루 위기를 막고 구원승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필승조의 또다른 축인 권 혁(3경기 ⅓이닝 무실점)과 정현욱(1경기 0이닝 1실점)은 좋지 못하다.

삼성 불펜진에는 왼손 투수가 권 혁 밖에 없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좌타자를 상대해야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단 1장이다. SK에 풍부한 왼손 불펜 자원에 비해 초라하다. 유일한 약점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시리즈서 문제를 드러냈다. 권 혁은 1차전서 2-0으로 앞선 8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안지만이 삼진 2개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상황, 삼성 벤치는 좌타자 박재상을 막기 위해 권 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3구 만에 우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을 9회가 아닌 8회 등판시켰다.

2차전에 나서지 않은 권 혁은 3차전서는 1-2로 뒤진 8회 2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좌타자 박정권에게 6구 만에 볼넷을 허용했다. 임 훈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었다.

4차전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4-5로 추격당한 7회 무사 1루서 박정권을 상대하러 마운드에 올랐지만, 폭투로 1루 주자 최 정의 진루를 허용한데 이어 박정권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권 혁을 변함없이 신뢰했다. 그는 4차전이 끝난 뒤 권 혁의 부진에 대해 "아쉽다. 하지만 권 혁은 좌타자 뿐만 아니라 1이닝에서 2이닝까지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며 "흔들렸어도 계속 기용할 것이다. 감독이 선수를 안 믿으면 누구를 믿나. 한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권 혁은 올시즌 58경기서 1승3패 19홀드에 방어율 2.79를 기록했다. 2007년 이래 5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기록에서 나타나듯 삼성에 권 혁 이외에 믿을 만한 왼손 불펜 투수는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1승 만이 남았다. 권 혁이 상처난 자존심을 극복하고 우승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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