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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갈 길 바쁜 SK가 이승호 악재에 울고 있다.
1, 2차전 2경기를 치르는 동안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유독 삼성에 강했던 한화 한대화 감독은 "푹 쉬면서 재충전을 제대로 해서 그런지 삼성 마운드에 SK가 꼼짝을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때보다 훨씬 무서워진 게 삼성 마운드"라고 평가했다.
한데 SK는 삼성 타선에 근근히 버티고 있던 마운드마저 무너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선발 자원 윤희상에 이어 불펜 요원 이승호까지 부상을 한 게 커다란 악재다. 윤희상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SK의 뜨거운 희망이었다.
윤희상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챙기면서 6⅔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기대 이상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4탈삼진 무실점으로 방어율 제로를 기록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한 차례 패전했지만 5이닝 동안 6탈삼진 1실점으로 뛰어난 방어율(1.80)의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 출격해서는 고작 1이닝을 던진 뒤 오른쪽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SK는 설상가상으로 윤희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투입했던 이승호마저 잃고 말았다. 2차전에서 2⅔이닝을 던졌던 이승호가 투구를 하던중 볼 실밥에 긁히는 바람에 왼손 네번째 손가락 찰과상을 입은 것이다.
SK로서는 준PO, PO에서 요긴한 불펜 자원으로 활용했던 이승호가 빠진 게 더 아프다. 윤희상은 선발 자원이라서 단기전 한국시리즈에서 한 차례 정도 밖에 활용할 수 없다.
반면 이승호는 SK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는 불펜 요원이다. 삼성과의 마운드 대결에서 특히 열세인 SK에게는 어찌보면 더 요긴한 '병사'인 것이다.
게다가 이승호는 윤희상과 달리 좌완 투수다. 이승호가 빠짐에 따라 SK의 쓸만한 좌완은 박희수 밖에 남지 않았다. 적은 점수로 승부가 결정되는 한국시리즈에서 그 점수마저도 내주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는 좌완 투수가 더 있어도 아쉬울 판이다.
다행히 이승호는 27일 휴식을 거치면서 상처가 다소 호전됐다. 하지만 손가락에 물집만 조금 잡혀도 제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투수에게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가 이승호 악재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